여수솔샘교회 오신분들을 사랑합니다.






이름: 누리
2007/12/17(월) 23:10 (MSIE6.0,WindowsNT5.1,SV1,.NETCLR1.0.3705) 211.52.255.89 1024x768
부부계돈사기사건(약칭 bbk사건)  
소설 부부계돈사기사건(약칭 bbk사건)

-http://rens.tistory.com/ 에서 퍼옴



[제 1장] 통장 하나로 사랑은 이루어지고

때는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답니다. 나 이 모는 사업수완이 뛰어난 김 모양을 꼬드겨  드디어 결혼에 성공했지요. 사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나 이 모보다 사업능력이 뛰어난 자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래도 사업에는 파트너가 있어야 안심할 수 있다 이 말씀이지요. 통 큰 사나이가 나서서 하지 못하는 일도 있잖습니까.

결혼식, 대단했지요. 신혼여행 내내 부조금 든 통장을 만지며 감격했으니까요. 하, 근데 말입니다, 나처럼 통 큰 사나이와 사업 수완이 뛰어난 우리 자기는 통장 하나를 두고 눈이 딱 마주치더라 그 말씀이에요. 그래, 이거다!

신혼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계를 조직하기 시작했지요. 자기와 난 사방팔방에서 돈을 끌어 모았어요. 계주가 된다는 건 진짜 신나는 일이에요. 은행 가서 통장 정리할 때마다 마구마구 불어나는 잔고에 우리 둘은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지요.


[제 2장] 우리 이혼은 우연이 아니야

“자, 이제 계획대로!”

우리 자기는 내 말에 아쉬운 듯 잠시 말이 없었어요. 하루하루 불어나는 돈이 얼만데 여기서 그만두냐는 눈빛, 그 눈빛이었어요. 그래도 밟힐 만큼 꼬리가 길면 안 되는 일이지요.

즉시 이혼서류를 꾸미고 이혼했습니다. 누구도 알아서는 안 되는 일이라 아주 신속하고 조용하게 진행했답니다. 환상적인 이혼이었어요.

드디어 계돈 들고 비행장을 향하는 우리 자기를 끌어안았습니다. 가슴이 탈 만큼, 정말 뜨거운 포옹이었지요. 사랑의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에 물기가 어렸답니다. 그렇게, 사랑하는 자기는 미국으로 떠났어요.

계원들이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내가 누굽니까!
“나도 속아서 집문서까지 사기당했다. 김 모, 그년이 사기꾼이다.”
이 한마디에 그 순진한 인간들의 얼굴이 순식간에 동정으로 변하지 뭡니까.

그런데 말입니다, 그 멍청한 인간들 중에 목매달고 물에 뛰어드는 년놈들이 있었어요. 참 내, 속 타면 위스키 한 잔의 짜릿함으로 달래면 되지, 힘들게 웬 목매고 뛰어들고 난리랍니까.

일이 이 지경이 되니 미국에서 사랑하는 나의 자기가 경찰에 체포되고 말았어요. 최악의 시나리오였지만, 자기의 체포는 예상 시나리오 중의 하나였지요. 나야 우리의 각본대로 하면 그만이었어요.


[제 3장] 그 무엇도 날 꺾을 순 없어

“나는 결혼 한 적도 없고, 계돈 모은 적도 없다. 다 김 모의 사기극이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모두 수거해서 폐기한 줄 알았던 청첩장 한 장이 나타난 거에요. 젠장할! 이건 각본에 없었거든요.

그리고 또, ‘젠장할!’···, 나의 사랑하는 자기가 약속을 어기고 한국에서 조사를 받겠다고 설칩니다. 쫓아가서 ‘약속 지켜 이 년아’ 할 수도 없는 일 아니겠소이까? 속이 타더이다. 정말 입술이 마르더이다.

사랑하는 자기가 귀국하면서 ‘이 모 씨와는 사랑하는 사이였다’고 말하더군요. 결혼했다 하지 않는 것만도 어디입니까! 그래도 확실하게 못 박아놔야 합니다. 안 그러면 뒤가 영 찝찝한 법이거든요.

한마디 했습니다.
“김 모 양과는 절대 그런 사이 아니다. 청첩장은 위조다!”
말발 잘 먹힙디다. 행복했습니다. 사랑하는 자기한테는 조금, 아주 조금 미안했지만 미안이 밥 먹여 준답디까?

그런데 말입니다, 날 죽도록 사랑한다던 그 자기가, 그 지랄맞은 자기가 혼인신고서를 검찰에 제출했던 겁니다. 세상에, 그럴 수는 없는 거예요. 계돈 챙겨 오순도순 멋지게 살아보자는 맹세가 하루아침에 걸레쪽이 될 수는 없는 거예요. 꼼짝없이 나도 쇠고랑 찰 판이에요. 그 지랄 맞은 사랑하는 자기가 내 손목에 쇠고랑을 채우려 발광을 하는 거예요.

난 또 한마디 해야 했어요. 확실하게 했죠.
“혼인신고서도 위조다!”
역시 말발 잘 먹힙디다. 그리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검찰을 주무르기 시작했어요. 아까웠지만, 돈도 꽤 풀었어요. ‘빽’은 사돈에 팔촌까지, 모조리 동원해봤죠. 역시 대한민국은 기회의 땅이에요.

검찰 발표, 난 만세를 불렀어요.
“혼인신고서, 청첩장은 위조다. 김 모양이 독신이라고 자백했다.”

이젠 끝났어요. 난 승리의 V자를 그리며 셀카를 찍었답니다. 핸드폰 화면으로 꾸미고, 시도 때도 없이 바라봤어요. 핸드폰 손에 들고 실실거리는 나를 봤다면 아마도 ‘미친 놈’ 했을 거에요.

그런데, 그 지랄맞게 날 사랑한다던 그 년이, 제정신이 아니더라 이 말씀이에요.
“검찰이 무서워 거짓말했어요. 친정엄마한테 편지로 썼습니다.”
이게 제정신입니까? 장모도 그래요, 사위 손목에 쇠고랑 채울 편지를 공개해서 뭘 어쩌자는 거냐구요. 하늘이 노래졌습니다. 그래도 내가 잘 하는 것 하나 있지 않습니까.

“편지도 위조다. 모두 날 음해하는 공작이다.”
검찰이 ‘끝났다’ 하면 끝난 것 아닙니까? 계돈 떼어먹힌 년놈들 빼고 왜 아무 상관없는 인간들이 나서서 사기꾼이니 거짓말쟁이니 떠든단 말입니까? 진짜 억울해 미치겠더라고요.


[제 4장] 세상은 날 배신할 수 없어, 내가 세상을 배신할 수 있어도...

마음속으로 분을 삭이며 ‘어쨌든 잘 끝났으니 다행이다’ 했어요. 이젠 우리 자기가 숨겨둔 돈 찾아 펑펑 쓰며 살면 끝이에요. 우리 자기는 어떻게 되냐구요? 날 사랑하는 만큼만 교도소에 있으면 되요. 마지막에 보여준 짓으로 봐서는 콱 10년 교도소에서 썩었으면 싶지만, 착한 내가 내 입으로는 말할 수 없지요.

숨겨둔 돈을 수중에 넣는 일만 남았어요. 멋진 인생이 눈앞에 있는 거예요. 그 때의 그 기분이란!
그런데···! 이게 뭡니까!

우리 자기랑 결혼한 결혼식 비디오테이프가 나와 돌아다닌다는 거예요. 이런 젠장! 마른 하늘의 날벼락이! 빼도 박도 못하게 생겼어요. 쇠고랑차는 일만 남은 거예요. 완벽한 시나리오였잖습니까? 간간이 문제가 생기기도 했지만 내 능력과 운과 돈으로 죄다 해결했단 말이에요. 이젠 어떡합니까? 난 어떡하면 좋단 말입니까!

내가 누굽니까. 그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지요. 나는 기자들을 불러 모아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멋진 말이었어요. 감격하는 기자들의 얼굴, 그걸 어떻게 잊겠습니까?

“결혼식은 했다. 그러나 절대, 결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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