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솔샘교회 오신분들을 사랑합니다.




이름: 바위솔
2016/3/19(토)
흥겨운 세계로  

땅아, 두려워하지 말아라.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주님께서 큰 일을 하셨다. 들짐승들아, 두려워하지 말아라. 이제 광야에 풀이 무성할 것이다. 나무마다 열매를 맺고, 무화과나무와 포도나무도 저마다 열매를 맺을 것이다. 시온에 사는 사람들아, 주 너희의 하나님과 더불어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주님께서 너희를 변호하여 가을비를 내리셨다. 비를 흡족하게 내려주셨으니, 옛날처럼 가을비와 봄비를 내려 주셨다. 이제 타작 마당에는 곡식이 가득 쌓이고, 포도주와 올리브 기름을 짜는 틀마다 포도주와 기름이 넘칠 것이다. “메뚜기와 누리가 썰어 먹고 황충과 풀무치가 삼켜 버린 그 여러 해의 손해를, 내가 너희에게 보상해 주겠다. 그 엄청난 메뚜기 군대를 너희에게 보내어 공격하게 한 것은 바로 나다. 이제 너희가 마음껏 먹고, 배부를 것이다. 너희에게 놀라운 일을 한 주 너희의 하나님의 이름을 너희가 찬양할 것이다. 나의 백성이 다시는 수치를 당하지 않을 것이다. 이스라엘아, 이제 너희는 알게 될 것이다. 내가 너희 가운데 있다는 것과, 내가 주 너희의 하나님이라는 것과, 나 말고는 다른 신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나의 백성이 다시는 수치를 당하지 않을 것이다.”  <요엘 2:21-27>


우울한 풍년

 올해 농사는 오랜만에 대풍을 맞았습니다. 비록 가뭄이 심했으나 태풍도 비껴간 데다 날씨도 좋아 농작물의 생산량이 크게 늘었습니다. 벼농사만 해도 2009년 이후 최고의 풍년이랍니다. 재배면적이 작년에 비해 2%가 줄었음에도 쌀 생산은 432만 7천 톤으로 오히려 작년보다 2%(8만 6천 톤)가 더 늘었습니다. 옛날 같으면 풍년가를 부르며 시골 마을마다 풍물을 치며 잔치라도 벌어야할 판이지만 지금 농민들은 올해의 풍년이 전혀 반갑지 않습니다. 지난 시월 중순에는 전국농민회총연합 소속 회원들이 전남 영광군 대마면의 약 2천 여 평방미터 논에서 수확을 기다리는 나락을 트랙터로 갈아엎기도 하였습니다. 전국 곳곳에서는 농민들이 ‘쌀값 보장’을 요구하며 벼 야적시위를 하는 중입니다. 큰 풍년을 맞았음에도 농민들이 울상 짓고 분노하는 까닭은 무엇보다 쌀값이 폭락하였기 때문입니다. 지금 시중에 나온 햅쌀 가격이 보통 10kg에 2만 3천에서 2만 5천 원 가량합니다. 20kg은 약 4만 원 가량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농민들의 분노어린 목소리를 살펴보니 이런 쌀값은 개 사료 가격보다 더 싼 실정이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그런지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개 사료 값을 살펴보았습니다. 가장 인기 있는 개 사료가 15kg를 기준으로 14,000원대에서 5만 원대까지 있더군요. 비싼 건 5kg에 무려 32만 원이나 하는 개 사료도 있음을 보았습니다. 피자 한 판만 해도 보통 7천 원에서 약 3만 원까지 합니다. 10kg 쌀 포대가 개 사료나 피자 한 판 값만도 못하는 상황이 틀림없습니다. 더욱 기막힌 건 10년 전인 2005년에 80kg 쌀 한 가마에 14만 원이었는데 지금은 겨우 1만 원 오른 15만 원 밖에 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쌀은 남아도는데 수입쌀은 갈수록 늘어 지금 정부는 한해 41만 톤의 쌀을 의무 수입합니다. 이는 우리 농민들에게 정부가 매입하는 쌀 36만 톤보다 5만 톤이나 많은 량입니다. “쌀만은 지켜내겠다”고 큰소리치던 정부와 여당은 식량주권을 지키기 위한 뾰족한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농민들은 대북 쌀 지원이나 해외 원조를 하여서라도 쌀값을 보장하라고 요구합니다. 각종 FTA로 농업을 희생양 삼았다면 마땅히 그에 대한 보상을 해줘야 합니다. 더욱이 쌀은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될 한국 식량주권의 핵심 품목입니다. 그럼에도 해마다 수입쌀은 크게 늘고 여기에 대한 국가적인 대비책은 거의 없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머지않아 벼가 누렇게 익은 가을 들판을 보기 힘들어질 것입니다. 어제 서울 광화문 민중총궐기 대회에 참가한 보성의 한 60대 농민이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뇌진탕으로 생명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보았습니다. 이 사건이야말로 현 정권이 농민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상징적으로 잘 보여주지 않나 싶습니다. 집권자들에게 쌀값 보장을 요구하는 농민들은 물대포로 쓸어버려야할 귀찮은 존재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어디 농민뿐이겠습니까? 비정규직 노동자나 일자리 없는 청년들, 살길이 막막한 도시 빈민들도 다 마찬가지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한국은행 발표에 의하면 작년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P)이 2만 8천 달러(한화 3,264만 원)입니다. 하지만 이는 대다수 서민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입니다. 기업이 돈을 잘 벌면 ‘낙수효과’로 서민들에게 그만큼 돌아간다고 선전하였으나 현실은 딴판이기 때문입니다. 전체 임금 노동자 절반이 월 200만 원 이하의 급여를 받으며 그중 100만 원 미만인 사람도 12.4%나 됩니다(통계청 발표: 15. 10. 30). 겉으로는 어느 때보다 풍요로운데 속으로는 각종 빚더미와 실업, 불황 따위로 빈곤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사대강 사업으로 물이 풍부하지만 정작 가뭄이 오니까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것과 빼닮았습니다.  


진정한 회개

 지금 전국적으로 극심한 가뭄입니다. 42년만의 가뭄이라고 합니다. 그나마 요 며칠 사이 단비가 내려 메마르고 갈라진 땅들을 적셔주어 타는 갈증을 얼마간 누그러뜨려 주었습니다. 하지만 내년 봄까지 가뭄이 계속될 전망이라 안심할 단계가 전혀 아닙니다. 이대로 가뭄이 지속된다면 식수공급도 봄철 농사도 큰 차질이 불가피합니다. 이런 가뭄을 보면서 “그저 자연 현상의 하나이겠거니” 하고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닙니다. 자연 현상으로 보여주시는 주님의 뜻을 예민하게 알아차려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은 ‘특별계시’인 성경도 잘 알아야하지만 ‘자연계시’도 소홀히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예언자 요엘은 그 좋은 모범을 보여준 사람입니다. 그는 가뭄과 메뚜기 떼의 습격에서 주님의 명백한 계시를 보았습니다. 요엘은 주전 4세기, 유대인들이 바벨론 포로생활에서 귀환한 시대에 활동하였습니다. 이사야나 호세야, 아모스, 예레미야 같은 선배 예언자들에게 영향을 받았음이 그의 짤막한 예언에서 드러납니다. 특히 요엘은 ‘야웨의 날’이란 개념을 끌어다 쓰고 있습니다.

어느 해 극심한 가뭄이 온 땅에 덮쳤습니다. 얼마나 심한 가뭄이었냐면 밀과 보리가 다 죽고 포도나무, 무화과나무, 석류나무, 종려나무 할 것 없이 모든 나무들이 말라 비틀어 죽었습니다. 씨앗조차 흙속에서 말라 죽고 풀밭이 없어지자 가축들도 괴로워하며 울부짖는 시대였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메뚜기 떼가 날아들어 온 땅에 푸른 자취가 있는 것이라고는 다 갉아먹어 황폐화시켰습니다. 요엘의 표현을 빌자면 ‘에덴동산’ 같던 곳이 메뚜기 떼가 지나가고 나자 ‘황량한 사막’처럼 돌변하였습니다. 그는 이 같은 상황을 ‘야웨의 날’ 곧 ‘무서운 심판의 날’로 보았습니다. 그 땅을 덮친 ‘메뚜기 떼’도 ‘주님의 군대’라고 말합니다. 가뭄과 메뚜기 떼가 갑자기 그냥 닥친 게 아니라 하나님께서 죄악의 땅을 심판하고자 보내셨고 본 것입니다. 전무후무한 가뭄과 메뚜기 떼의 공격으로 대재앙을 맞이한 사람들은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이때 요엘은 이 어둡고 무서운 날을 기쁨의 날로 역전시킬 유일한 비법을 귀띔합니다. “주님이 말씀하신다. 지금이라도 너희는 진심으로 회개하여라. 금식하고 통곡하고 슬퍼하면서, 나에게로 돌아오너라. 옷을 찢지 말고 마음을 찢어라.”(욜 2:12-13a) 사람들은 죄짓는 데는 빠르지만 진심으로 회개하는 일에는 매우 게으릅니다. 남의 잘못은 잘도 꼬집어 책망하면서도 자신의 잘못을 고치는 일에는 매우 둔하고 소홀히 합니다. 회개를 하더라도 형식적으로 하기에 달라지지 않습니다. 전심을 다해 주님께 호소하며 돌이키는 회개만이 주님의 긍휼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기쁨의 땅

 요엘은 굵은 베옷을 입고 금식하며 통회 자복하는 그의 백성들을 주님께서 불쌍히 여기시고 심판의 대재앙에서 구원해 내신다고 가르칩니다. 모두의 진심어린 회개만이 슬픔과 통곡의 이 땅을 기쁨과 즐거움의 세계로 변화시킨다고 합니다. 본문을 보면 그는 사람을 대상으로만 예언하지 않습니다. “땅아, 두려워하지 말아라.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들짐승들아, 두려워하지 말아라.” 이처럼 사람을 비롯한 땅과 들짐승을 향해서도 예언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주님 앞에 저지르는 큰 죄악들은 자신만을 망하게 하는 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그들이 사는 땅을 통곡하게 만들고(욜 1:10), 들짐승들을 정신없이 헤매며 괴롭게 합니다(욜 1:18). 인간의 진심어린 회개도 그들만을 회복키는 게 아닙니다. 땅과 들짐승, 온갖 초목을 다 살게 합니다. 사람만 잘 하면 지구상의 나머지 모든 생물은 함께 생명 가득한 하늘의 복을 누리게 됩니다. 솔로몬 왕은 성전을 봉헌하고 다음과 같이 기도합니다. “이 땅에 기근이 들 때, 흑사병과 마름병과 깜부깃병이 돌거나 메뚜기 떼와 누리 떼가 설칠 때, 적이 성읍을 포위할 때, 온갖 환란과 온갖 질병이 번질 때, 당신 백성 이스라엘이 개인으로나 전체로나 저마다 고통과 슬픔을 느끼며, 이 집을 향하여 두 손을 펼치고 무엇이나 기도하고 간청하면, 주님께서 계시는 곳 하늘에서 들으시고 용서하여 주십시오. 주님께서는 사람의 마음을 아시니, 그 모든 행실에 따라 갚아 주십시오.”(대하 6:28-30)

이처럼 성경은 이 땅에 닥치는 가뭄과 기근, 전염병, 환란 등을 인간이 주님 앞에서 저지른 온갖 죄악의 산물로 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땅을 잘 돌보고 다스리라고 우리에게 맡기셨는데 그 사명을 망각하고 관리를 잘못하면 심판을 받아 재앙을 당한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모든 자연재해를 다 인간의 잘못만으로 돌리기에는 무리한 측면도 있습니다. 가뭄, 홍수, 지진, 전염병 중에는 인간의 힘으로 도저히 어쩔 수 없는 재앙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가운데 상당수는 인간들의 잘못으로 생겨나는 게 맞습니다. 해결의 열쇠는 다름 아닌 우리 자신 안에 있습니다. 가령 하나님은 풍년을 주셨건만 농민들이 한숨짓는 건 풍년 자체 때문이 아니라 잘못된 농업정책 때문이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추수의 참 기쁨을 맛보기 위해서는 농민들도 잘 살 수 있게 만들어 가면 될 것입니다. 그러한 농정을 펴도록 압박하고 바꾸는 일은 우리 스스로가 해야 합니다. 지난 5월에 닥친 메르스 같은 전염병도 조기 차단하여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었음에도 보건당국이 초동 대응에 실패해 피해를 키운 바 있습니다. 슬프고 우울하고 탄식 가득한 이 땅, 곧 ‘헬조선’을 기쁨과 즐거움 가득한 세계로 바꾸려면 마음 다해 주님께 돌아가는 길, 곧 진심어린 회개 외에 다른 방안이 없습니다. 우리 민족은 한 맺힌 세월을 겪었고 오늘날도 그러합니다. 하지만 그 깊은 한에 절망하지 않고 그것을 흥으로 승화시켜 극복하는 지혜를 발휘해왔습니다. 어려운 때일수록 주님이 주시는 마음의 기쁨과 흥겨움을 잃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것으로 이 괴로운 세상을 보다 더 즐겁고 살맛나게 만들어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이름   메일   회원권한임
  내용 입력창 크게
                    답변/관련 쓰기 폼메일 발송 수정/삭제     이전글 다음글    
번호제 목짧은댓글이름첨부작성일조회
715   이정표를 세우라   바위솔   2015-11-28  556
714   잘 지은 집   바위솔   2015-11-20  575
713   흥겨운 세계로   바위솔   2015-11-15  579
712   적어도 큰 은혜   바위솔   2015-11-08  442
711   기억의 싸움   바위솔   2015-11-01  528
710   그를 인정하라   바위솔   2015-10-18  549
709   복 받은 눈   바위솔   2015-10-11  519
708   만인의 종   바위솔   2015-10-04  628
707   희망의 문을 열라   바위솔   2015-09-25  797
706   공평한 저울을   바위솔   2015-09-20  715

 
처음 이전 다음       목록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