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솔샘교회 오신분들을 사랑합니다.




이름: 바위솔
2015/10/1(목)
창조주와 만남  

“내가 잎마름병과 깜부기병을 내려서 너를 치고, 너의 정원과 포도원을 황폐하게 하였다. 너희의 무화과나무와 올리브 나무는, 메뚜기가 삼켜 버렸다. 그런데도 너희는 나에게로 돌아오지 않았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내가 옛날 이집트에 전염병을 내린 것처럼, 너희에게도 내렸다. 내가 너희의 젊은이들을 칼로 죽였으며, 너희의 말들을 약탈당하게 하였다. 또 너희 진에서 시체 썩는 악취가 올라와서, 너희의 코를 찌르게 하였다. 그런데도 너희는 나에게로 돌아오지 않았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나 하나님이 옛날에 소돔과 고모라를 뒤엎은 것처럼, 너희의 성읍들을 뒤엎었다. 그 때에 너희는 불 속에서 끄집어낸 나뭇조각처럼 되었다. 그런데도 너희는 나에게로 돌아오지 않았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그러므로 이스라엘아, 내가 너희에게 다시 그렇게 하겠다. 바로 내가 너에게 이렇게 하기로 작정하였으니, 이스라엘아, 너는 너의 하나님을 만날 준비를 하여라.” 산을 만드시고, 바람을 창조하시고, 하시고자 하는 것을 사람에게 알리시고, 여명을 어둠으로 바꾸시고, 땅의 높은 곳을 밟고서 걸어 다니시는 분, 그분의 이름은 ‘주 만군의 하나님’이시다.
                                                           <아모스서 4:9-13>



전염병의 기습

지난 주간 신종 전염병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가 급속히 번지면서 온 나라가 몹시 불안에 떠는 실정입니다. 바레인에서 지난달 20일 귀국한 어떤 분이 최초 감염자였다는데 지금은 전체 확진자 수가 64명, 격리자는 1800여 명에 달했습니다. 다행히 확진자 가운데 완쾌되어 퇴원한 사람들도 있으나 메르스 감염자가 여전히 늘고 있어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닙니다. 메르스가 위험한 이유는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신종 전염병이기 때문입니다. 감염 확진자로 판정받았다가 완치된 사람들은 평소 건강해서 면역력이 있기에 기침이나 발열 같은 증상의 치료로 나은 경우입니다. 메르스에 감염되었다고 다 사망하는 게 아니라, 평소 건강이 안 좋아 면역력이 많이 떨어진 노약자나 어린이들이 위험하다고 합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5월 27일 주한미군은 오산 평택 미공군 기지에 살아 있는 탄저균이  반입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본래는 비활성화 탄저균 샘플을 보내야하는데 살아 있는 탄저균이 실수로 배송되었다는 거였습니다. 탄저균은 생화학 무기로 사용되는 무서운 무기입니다. 탄저균 100kg을 저공비행으로 대도시에 살포하면 무려 100~300만 명까지 사망시킬 정도의 위력을 지녔다고 합니다. 이런 생화학 무기를 미군이 반입해 수년간 실험하고 있음에도 한국 정부는 전혀 몰랐습니다. 형평에 어긋나는 SOFA(주한미군 주둔군지위협정) 규정 때문입니다. 오산 평택 미공군 기지는 한국의 공권력이 개입할 수 없는 지대입니다. 주소마저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속해 있다고 합니다. 말하자면 한국 땅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수백, 수천만 한국인들을 괴멸시킬 만큼 극히 위험한 탄저균을 미군이 반입해도 그것을 검역하고 파악할 수조차 없습니다. 이번에도 미군 스스로 밝히지 않았다면 까맣게 몰랐을 것입니다.

마침 오늘이 환경주일인데 지금 한반도는 메르스나 탄저균뿐 아니라 육해공 모든 곳에서 생태위기와 핵 위험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지금의 급격한 기후변화는 해마다 지구촌 도처에 무서운 재앙을 발생시킵니다. 2003년 여름, 섭씨 38도가 넘는 폭염이 유럽에서 일주일 이상 계속되어 무려 5만 5천 명 이상이 사망했습니다. 당시 인도에서도 폭염으로 15,000여 명이 사망하였습니다. 이 밖에도 2004년에는 인도양 쓰나미, 허리케인 홍수, 폭염 따위로 무려 30여 만 명이 사망한 바 있습니다. 그 뒤로도 2005년 미국 뉴올리언즈를 덮친 허리케인 카트리나, 2009년 겨울 몽골의 섭씨 영하 50도 이하의 혹한, 2013년 필리핀을 강타한 초대형 태풍 하이옌 등 수많은 기후재앙이 계속 발생했습니다. 사실 이런 기후재앙과 신종 전염병의 창궐은 밀접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신종플루, 구제역, 사스, 에볼라, 메르츠 같은 전염병이 최근 부쩍 기승을 부리는 주된 요인을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에 따른 환경 파괴에서 찾는 사람이 많습니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면 괜찮았을 텐데 아마존이나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의 원시림을 마구 파괴하고 해외수출입이나 여행이 크게 늘면서 온갖 신종 전염병이 생겨나고 그 전파 속도가 매우 빨라졌다는 것입니다. 눈부신 의학 발전으로 인간이 질병에서 해방될 날이 그리 멀지 않았다는 생각이 얼마나 허황된 개꿈에 지나지 않았는지 이번 메르스 사태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메르스는 의사들이라고 그냥 넘어가지 않습니다. 그들조차 감염시켜 숙주로 활용함으로써 21세기 첨단 의료기술을 보란 듯이 비웃었습니다. 앞으로도 더 했으면 더 했지 크게 줄어들 기미는 보이지 않습니다.  


이제 돌이키라

그리스 아테네 작가 소포클레스가 쓴 <오이디푸스 대왕>의 서막은 오이디푸스가 통치하는 테베라는 도시국가에 갑작스레 전염병이 창궐한 상황을 배경으로 합니다. 이 전염병으로 수많은 사람이 속수무책으로 죽어나가자 사람들은 왕에게 몰려가 “제발 우리를 좀 살려 달라.”고 애원합니다. 이에 오이디푸스 왕은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에 사람을 보내 신탁을 받아오라고 했습니다. 심부름꾼이 돌아와 전해준 아폴론의 신탁은 “이 땅에 생긴 오염을 제거하라, 치유할 수 없는 것을 키우지 말라. 추방을 하거나 살해로써 살해를 갚으라.”였습니다. 말하자면 오염원인 어떤 자가 있는데 그를 추방하든지 살해하든지 해야 전염병이 끝난다는 말입니다. “살해로써 살해를 갚으라.”는 말은 전염병을 일으킨 그 자가 끔찍한 살인을 저질러 땅이 더럽혀졌음을 나타냅니다. 그 오염원은 바로 오이디푸스 대왕 자신이었습니다. 그는 오만이 굴다가 자신의 친부 라이오스 왕을 살해하였습니다. 자신의 아버지인 줄도 모르고 2륜 전차의 통행 문제로 다투다 그를 죽인 것입니다. 이 천인공노할 살인사건이 신들의 노여움을 사 테베에 전염병의 재앙이 닥쳤습니다. 당사자인 오이디푸스는 멀쩡한데 애꿎은 백성들과 가축, 농작물들까지 전염병으로 큰 피해를 입습니다. 한 사람의 범죄가 온 도시에 무서운 재앙을 몰고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주전 8세기 예언자 아모스는 남왕국 유다의 드고아 출신인데 특이하게도 북왕국 이스라엘에 가서 예언하였습니다. 그는 북왕국 수도 사마리아에 대해 “내가 옛날 이집트에  전염병을 내린 것처럼 너희에게도 내렸다.”는 주님의 말씀을 전합니다. 이집트에 내린 전염병이란 곧 출애굽 당시의 이집트 제국을 열 가지 재앙을 의미합니다. 이 재앙은 파라오의 한 사람의 오만과 옹고집 때문에 시작되었고 이집트의 온 백성은 물론, 그들의 가축이나 농작물에게까지 돌이키기 힘든 막대한 피해를 안겼습니다. 그는 자신의 큰 아들이 죽고 나서야 이스라엘 백성의 이집트 탈출을 허용하였습니다. 그런데 주님은 예언자 아모스의 입을 빌어 “과거 이집트에 내린 전염병을 사마리아 성에도 내렸다”고 말씀하십니다. 이어 “젊은이들이 칼로 죽었고” “너희 진에서 시체 썩는 악취가 올라와서 너희 코를 찌르게 하였다.”고 하십니다. 아모스는 사마리아 성에 닥친 가뭄과 전염병 같은 재앙의 원인을 귀족들의 사치와 폭력, 부정부패, 종교적 타락에서 찾습니다. 그는 4장 서두에서 “사마리아 언덕에 사는 너희 바산의 암소들”이란 말로 사마리아의 귀부인들을 지칭하며 그들이 가난한 자들을 마구 짓밟으며 자기네 배나 채우고 향락을 일삼는다고 비난합니다. 그것이 결국 사마리아 전체를 망조의 길로 이끌 것임을 예언하였습니다. 이처럼 그리스 작가 소포클레스나 예언자 아모스는 어떤 도시의 왕이나 귀족 같은 상류층 부패와 타락을 벌하고자 신(神)이 전염병과 같은 재앙을 내렸다고 봅니다.

하지만 오늘날 전염병 발병의 원인에 대한 이런 옛 생각에 동의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의학의 발전으로 신이 인간의 죄악을 경고하고 징벌하고자 전염병을 준 게 아님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가령 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고대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주전 약 460-370)는 “모든 질병은 자연적인 원인으로 일어난다.”고 보았습니다. 히포크라테스 학파의 의사들도 질병의 원인을 ‘오염된 공기’나 ‘잘못된 건강관리’ 때문에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인간의 질병을 그저 신의 징벌이라 여기고 그 노여움을 풀고자 무당을 불러다 굿을 하고 제사를 드리던 데서 크게 진일보 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일부 근본주의 기독교인들은 동성애자들의 퀴어 축제나 정부가 추진하는 이슬람의 종교 음식 할랄 사업 등을 하나님이 경고하고자 메르스 같은 전염병을 내리셨다는 희한한 주장을 합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심판으로 언급된 성경의 전염병들을 그 근거로 내세웁니다. 이는 시대적 한계와 맥락을 무시한  성서해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예언자 아모스는 하나님께서 사마리아 성에 가뭄과 전염병 같은 무서운 재앙을 보내셨다고 합니다. 그는 주전 8세기 예언자로서 인간의 모든 길흉화복을 하나님께 돌리는 것을 당연시했습니다. 때문에 그는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회개시키고자 이 같은 재앙을 내리셨다고 말합니다. 아모스의 강조점은 주님께로 돌이키는 삶, 곧 ‘회개’입니다. 상류층 귀족들의 부정부패와 사치, 폭력이 나라를 망국의 길로 이끌고 있다며 전면적인 삶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아모스는 4절에서 “너희는 베델로 몰려가서 죄를 지어라. 길갈로 들어가서 더욱더 죄를 지어라.”라는 주님 말씀을 외칩니다. 베델과 길갈은 북왕국 이스라엘의 중앙 성소였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집에 몰려가서 하나님 앞에 죄를 더욱더 지으라니 이게 무슨 말씀일까요? 귀족들이 가난한 자들을 착취하고 제 배나 채우면서도 주님께 제사 드린답시고 베델이나 길갈 같은 유명 성소들을 찾아다니며 온갖 제물을 갖다 바치는 모습을 비꼬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공의가 물처럼, 정의가 마르지 않는 강처럼 흐르는”(암 5:24) 삶을 살기 원하시는데 그것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들의 영속적인 번영만을 위해 하나님에 대한 신앙마저 크게 왜곡시켰음을 꾸짖으십니다. 오늘의 기후재앙, 신종 전염병 확산은 과학만능주의와 물질적 탐욕에 사로잡혀 무분별한 환경파괴를 일삼은 인간의 범죄 때문임이 분명합니다. 이것을 치유하려면 창조주 하나님을 굳게 신뢰하고 그분이 바라시는 창조질서의 회복을 위한 삶을 살아야합니다. 그리고 이 사회 속에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가 항상 강물처럼 흐르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아모스는 “이스라엘아, 너는 너의 하나님을 만날 준비를 하여라”고 합니다. 이때 그가 말하는 하나님은 13절에 나오듯 “산과 바람을 창조하고 여명을 어둠으로 바꾸시며 땅의 높은 곳을 밟고 가시는 분” 곧 세상만물을 지으시고 다스리는 창조주이십니다. 이런 주님과의 진실한 만남으로 우리 삶이 자연처럼 더욱 푸르고 싱싱하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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