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솔샘교회 오신분들을 사랑합니다.




이름: 바위솔
2014/9/3(수)
이 뼈들이 살겠느냐?  
주님께서 권능으로 나를 사로잡으셨다. 주님의 영이 나를 데리고 나가서, 골짜기의 한 가운데 나를 내려 놓으셨다. 그런데 그곳에는 뼈들이 가득히 있었다. 그가 나를 데리고 그 뼈들이 널려 있는 사방으로 다니게 하셨다. 그 골짜기의 바닥에 뼈가 대단히 많았다. 보니, 그것들은 아주 말라 있었다. 그가 내게 물으셨다. “사람아, 이 뼈들이 살아날 수 있겠느냐?” 내가 대답하였다. “주 하나님, 주님께서는 아십니다.” 그가 내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뼈들에게 대언하여라. 너는 그것들에게 전하여라. ‘너희 마른 뼈들아, 너희는 나 주의 말을 들어라. 나 주 하나님이 이 뼈들에게 말한다. 내가 너희 속에 생기를 불어넣어, 너희가 다시 살아나게 하겠다. 내가 너희에게 힘줄이 뻗치게 하고, 또 너희에게 살을 입히고, 또 너희를 살갗으로 덮고, 너희 속에 생기를 불어넣어, 너희가 다시 살아나게 하겠다. 그 때에야 비로소 너희는, 내가 주인 줄 알게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명을 받은 대로 대언하였다. 내가 대언을 할 때에 무슨 소리가 났다. 보니, 그것은 뼈들이 서로 이어지는 요란한 소리였다. 내가 바라보고 있으니, 그 뼈들 위에 힘줄이 뻗히고, 살이 오르고, 살 위로 살갗이 덮였다. 그러나 그들 속에 생기가 없었다. 그 때에 그가 내게 말씀하셨다. “사람아, 너는 생기에게 대언하여라. 생기에게 대언하여 이렇게 일러라. ‘나 주 하나님이 너에게 말한다. 너 생기야, 사방에서부터 불어와서 이 살해당한 사람들에게 불어서 그들이 살아나게 하여라.’” 그래서 내가 명을 받은 대로 대언하였더니, 생기가 그들 속으로 들어갔고, 그래서 그들이 곧 살아나 제 발로 일어나서 서는데, 엄청나게 큰 군대였다. 그 때에 그가 내게 말씀하셨다. “사람아, 이 뼈들이 바로 이스라엘 온족속이다. 그들이 말하기를 ‘우리의 뼈가 말랐고, 우리의 희망도 사라졌으니, 우리는 망했다’ 한다. 그러므로 너는 대언하여 그들에게 전하여라. ‘나 주 하나님이 말한다. 내 백성아, 내가 너희 무덤을 열고, 무덤 속에서 너희를 이끌어 내고, 너희를 이스라엘 땅으로 들어가게 하겠다. 내 백성아, 내가 너희의 무덤을 열고 그 무덤 속에서 너희를 이끌어 낼 그 때에야 비로소 너희는, 내가 주인 줄 알 것이다. 내가 내 영을 너희 속에 두어서 너희가 살 수 있게 하고, 너희를 너희의 땅에 데려다가 놓겠으니, 그 때에야 비로소 너희는, 나 주가 말하고 그대로 이룬 줄을 알 것이다. 나 주의 말이다.’”                                                      <에스겔 37:1-14>



환상의 계곡에서

  ‘20세기 대표적 순교자’로 불리는 중남미 엘살바도르의 오스카 로메로 대주교란 분이 있습니다. 그는 군부독재 정권이 자행하는 국가폭력에 대해 비판하고 엘살바도르 상황을 세계에 알리는 일을 하였습니다. 그러다 1980년 3월 24일 말기암 환자들을 위한 미사를 집전하던 중 암살당했습니다. 그를 기리고자 <로메로>라는 영화가 만들어졌습니다. 아슴푸레 떠오르는 이 영화의 한 장면이 있습니다. 한밤중 좌파 게릴라들이 로메로를 납치해 그의 눈을 가리고 한참 가다 시신들이 나뒹구는 쓰레기장 같은 곳에 버려두고 가버립니다. 거기서 로메로는 비참하게 살아가는 농민들의 현실을 보았고 이때부터 서서히 그들의 대변자로 변신하게 됩니다. 실제 로메로는 대주교가 되기 전까지 교회 밖에 모르던 매우 보수적인 사람이었습니다. 자신의 친구 그란데 신부가 농민들 편에 섰다가 피살당하자 그 사건 이후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엘살바도르는 스페인 백인 혈통인 ‘14가문’이 현재까지도 전체 토지 60%와 국부의 대부분을 손아귀에 쥐고 있다고 합니다. 지주들은 비옥한 땅을 다 차지하고 농민들을 바위투성이 산골짜기로 내몰았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쓰레기장 같은 곳은 바로 그런 산골짜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엘살바도르  군부독재 정권은 1980년에서 1981년까지 게릴라를 소탕한다는 미명하에 무려 2만 5천여 명을 학살하였습니다. 그 중에는 어린이, 여성, 인권운동가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머나 먼 남의 나라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우리 지역도 여순사건으로 무수한 민간인이 학살되었습니다. 그 당시 많은 사람이 암매장되어 지난 2008년까지도 유해가 발굴된 바 있습니다. 진실화해위(진실과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 발표에 따르면 한국전쟁 발발 직후 부산, 마산, 진주에서만 무려 3400여 명의 민간인이 집단 학살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유해 발굴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지난 3일(목)이 제주 4.3항쟁 추념일이었으나 그와 유사한 비극적인 사건들이 도처에서 숨죽인 채 역사의 호출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예언자 에스겔은 앞서 언급한 로메로처럼 갑작스레 어느 ‘넓은 계곡’에 내던져졌습니다. 그곳은 그랜드캐니언 같이 멋지고 아름다운 계곡이 아니었습니다. 사람 ‘뼈다귀’만 가득하여 등골 오싹한 공동묘지 같은 곳이었습니다. 유대인들은 죽은 시신을 부정하게 여기기 때문에 평소 가까이 하려들지 않습니다. 제사장 출신인 에스겔이 자진해서 이런 곳에 올 이유는 없습니다. 그를 뼈 가득한 계곡으로 인도한 건 누구도 아닌 바로 주님의 영이셨습니다. 친구나 이웃이었다면 “왜 하필 해골 가득한 계곡에 데려왔느냐?”며 화를 냈을 법하지만 주님이 데려오신 거라 뭐라 불만을 토로할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에스겔은 서두에서 “주님계서 권능으로 나를 사로잡으셨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권능’으로 번역된 단어는 의역된 것이고 본래는 ‘손’입니다. ‘하나님의 손’이 에스겔을 붙잡아 사람 뼈들이 즐비한 계곡에 데려다 놓으셨습니다. 주님은 에스겔에게 처음 소명을 주셨을 때도 그를 손으로 사로잡으시고는 “일어나 넓은 계곡으로 나아가라. 내가 그곳에서 너와 이야기하겠다.”(겔 3:22)고 말씀하신 적 있습니다. 물론 그때는 뼈들이 가득한 계곡에 데려가시진 않았습니다. 그 계곡에서 주님의 영은 에스겔 속으로 들어가셨고 그를 일으켜 세우시며 대언자로서 말하게 하십니다. 즉 주님이 입을 열어 말하라 하신 사항만 선포하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벙어리처럼 입을 다물어야 하였습니다. 주님의 영이 에스겔을 해골의 계곡에 데려가셨을 때 에스겔은 벌써 세 번째 환상을 체험하는 거였습니다. 에스겔은 ‘환상의 예언자’라고 불릴 만큼 많은 환상을 봅니다. 마른 뼈 환상도 그런 환상들 중 하나라고 보기 쉽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그렇게 볼 필요는 없지 않나 생각합니다. 에스겔은 바벨론 포로생활 도중 이 환상체험을 하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페르시아의 조로아스터교가 퍼졌는데 이 종교의 장례관습에 따르면 사람이 죽었을 때 바로 땅에 묻지 않고 1년 남짓 시신을 일정한 장소에 놔둬 새들이  파먹게 합니다. 지금도 티벳에서는 이 같은 조장 풍습이 행해지고 있습니다. 에스겔은 바로 이 같은 계곡들 중 하나를 실제 방문하였을지도 모릅니다.


뼈들에게 예언하라

에스겔은 주님이 그를 “뼈들이 널려 있는 사방으로 다니게 하셨다”고 말합니다. 널브러진 뼈들을 대충 보게 하시지 않고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잘 살펴보게 하신 것입니다. 해골 뼈다귀가 뭐 볼게 있다고 이렇게 샅샅이 둘러보게 하셨을까요? 모두가 살점 하나 남아 있지 않은 뼈다귀들임을 확인시키기 위함이었습니다. 뼈들은 모두 바짝 마른 상태였습니다. 사람들이 죽은 지 상당히 오랜 세월이 흘렀음을 알 수 있습니다. 뼈들은 많은데 그 가운데 조금이라도 생기가 남아 있는 뼈는 전혀 없었습니다. 이때 주님은 에스겔에게 물으십니다. “사람아, 이 뼈들이 살아날 수 있겠느냐?” 예수님은 그의 친구 나사로가 죽어 무덤에 들어갔을 때 나사로의 여동생 마르다를 만나 “네 오빠는 다시 살아날 것”이라며 물으십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고, 또 살아서 나를 믿는 모든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 너는 이것을 믿느냐?”(요 11:26) 이때 마르다는 주님이 그의 오빠를 당장 살리실 것임을 확신하지는 못하고 그저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믿는다’고만 말하였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유대인들에게 부활신앙이 널리 퍼져 있었습니다. 마르다도 마지막 날 부활의 때에 그의 오빠가 살아날 것임은 믿었습니다. 그럼에도 예수님이 생명의 주인으로서 죽은 지 나흘이나 된 오빠를 살려내시리라고는 믿지 못하였습니다. 에스겔은 주전 6세기 바벨론 포로기에 활동한 예언자입니다. 그의 시대에는 부활신앙이 이제 막 싹트기 시작한 때에 불과하였습니다. “이 뼈들이 살아날 수 있겠느냐”는 주님의 질문에 에스겔이 답변을 주저하는 건 너무 당연했습니다. 그는 이 질문에 마르다보다도 훨씬 더 당황스러웠을 것입니다. 에스겔은 차마 “살아날 수 없습니다”라고 답하지 못하고 “주 하나님, 주님께서는 아십니다.”라고 말합니다. 지혜로운 답입니다. 에스겔은 마른 뼈들이 살아날 것이라고는 도저히 상상하기 힘들었으나 주님께서 능히 살려내실 수 있으리라는 한줄기 가능성마저 부인하진 않았습니다.
주님은 “내가 이 뼈들에게 생기를 불어 넣어 다시 살려내시겠다.”며 그들에게 예언하라 명하십니다. 에스겔이 주님의 명령대로 뼈들에게 예언하였을 때 놀랍게도 뼈들이 이어지고 힘줄이 뻗치고 살이 올라 뒤덮이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생기로 하여금 사방에서 불어와 그들을 살아나게 하라고 예언하자 마른 뼈였던 사람들이 모두 살아나 ‘엄청나게 큰 군대’로 변하였습니다. 그들은 이 넓은 계곡에서 학살당하였던 자들이라 하였고 ‘이스라엘 온 족속’을 상징합니다. 에스겔은 이 ‘마른 뼈의 환상’을 그의 선배 예언자인 예레미야의 예언을 염두에 두고 선포한 것으로 보입니다. 예레미야는 주님께서 유다 왕들, 지도자들, 제사장들, 예언자들, 예루살렘 주민들의 모든 뼈를 무덤에서 꺼내다가 그들이 좋아하고 섬기는 일월성신 앞에 뿌릴 것이며 그것을 묻어줄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것이다(렘 8:1-2)고 예언합니다. 유다가 바벨론 제국에 멸망하여 황폐하게 되리라는 예언이었습니다. 하지만 에스겔의 예언은 이렇게 흩어진 뼈들을 주님께서 모두 되살릴 것이라는 회복의 메시지를 선포합니다. 이스라엘은 바벨론 포로생활을 하며 “우리의 뼈들은 말랐고, 우리의 소망은 사라졌으며, 우리의 생명줄은 끊어졌다”고 깊이 탄식하였습니다. 하지만 마침내 때가 되자 주님은 “내가 너희 무덤을 열고, 무덤 속에서 너희를 이끌어 내고, 너희를 이스라엘 땅으로 들어가게 하겠다”(겔 37:13)고 약속하십니다. 무덤이나 다름없는 바벨론에서 자기 백성을 이끌어내어 귀환시키시겠다는 희망의 메시지입니다.


무덤에서 일어나라

지난주일 오후, 우리는 순천 상사댐 벚꽃 길 산책을 다녀왔습니다. 하얀 눈꽃처럼 무수히 피어난 벚꽃들을 보며 생명의 장엄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호신대 강성렬 교수님이 사순절 묵상자료로 좋다며 유튜브 영상을 하나 추천해 주셔서 보았습니다. 겨울이 가고 봄이 찾아와 온갖 꽃이 피어나고 새가 지저귀는 아름다운 자연 영상이었습니다. 메말랐던 가지에 푸른 잎사귀가 돋아나고 꽃망울이 피어나는 장면을 빠른 화면으로 보여주니 정말 신비로웠습니다. 에스겔이 바벨론 포로생활을 할 때 이스라엘 백성들은 절망의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뼈는 마르고 희망은 없고 생명줄은 끊어진” 생활이었습니다. 이런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주님은 에스겔을 보내 “저 마른 뼈들에게 예언하라”고 명하십니다. “내가 그들의 살이 돋게 하고 힘줄을 놓고 살이 오르게 하며 살갗으로 씌운 다음 생기를 불어넣어 살게 하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이처럼 주님이 살리고자 하시면 살아 있으나 죽은 자나 다름없는 삶을 사는 사람들도 다시금 생기가 돋아납니다. 하나님이 누구십니까? 그는 티끌과 진흙에게 생기를 불어넣어 영혼을 지닌 사람이 되게 하신 분이십니다. 생명의 원천이신 주님을 섬기는 우리가 무덤의 메마른 해골 같은 삶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메마른 뼈들과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주님의 명령대로 생기를 불어넣어 살려내야 할 믿음의 일꾼들입니다. 하나님은 물으십니다. “이 뼈들이 능히 살겠느냐?” 이 물음은 우리를 시험하시려는 게 아닙니다. “내가 도울 테니 너희가 이들에게 살이 돋게 하고 힘줄을 놓고 살갗을 씌워 생기를 불어 넣어라”는 주님의 사명입니다. 이 말씀 따라, 마른 뼈와 같이 소망도 생기도 없이 살아가는 많은 영혼을 무덤에서 이끌어내 살리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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