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솔샘교회 오신분들을 사랑합니다.






이름: 대책위
2012/11/7(수)
손양원 목사 동상건립 저지를 위한 호소문  

노회원님들께 호소 드립니다.

  지난 정기노회 이후부터 논란을 빚어온 고(故) 손양원 목사 동상건립건이 이번 가을 임시노회의 중대 현안으로 부상하였습니다. 이에 아래의 지적한 문제점을 살피시고 손 목사 동상건립에 대해 심사숙고해 주시기를 총대님들께 간곡히 호소합니다. 손양원 목사의 사랑, 용서, 순교정신을 잇고자 하는 마음이야 총회와 노회원 모두가 동일하리라고 봅니다. 그러기에 지난 2011년 96회기 총회는 순교기념탑 건립과 모금을 허락하였고 노회도 순교기념탑건립위를 조직해 지금껏 성심을 다해 기념탑건립 사업을 진행한 줄로 압니다. 하지만 뜬금없는 손양원 목사 ‘동상’이 기념탑과 함께 제작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 노회원들의 거센 반발로 현재까지 건립이 잠정 보류된 상태였습니다. 저희가 손양원 목사 동상건립을 반대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1. ‘손양원 목사 동상’은 96회기 총회가 건립을 허락지 않았습니다. 총회는 여수엑스포를 앞두고 손양원 목사 순교 정신을 세계에 알리려는 순교기념탑 건립의 취지를 좋게 여겨 순교기념탑 건립과 모금을 허락했지 ‘손양원 목사 동상’은 아예 거론도 하지 않았습니다.

2. 지난 봄 정기노회에서 손양원목사순교기념탑건립위(이하 건립위) 보고를 받을 때도 손양원 목사 동상건립의 건은 전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습니다. 노회원 다수는 손 목사의 순교기념탑과 함께 동상도 건립된다는 사실을 잘 알지 못했습니다. 동상 조감도가 실린 팜프렛조차 노회 석상에서 받아보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손 목사의 동상건립에 대한 홍보가 충분히 안 되었다는 사실은 지난 4월 14일 진행된 공청회에서 노회장님과 건립위측도 인정한 바 있습니다.

3. 손양원 목사 동상은 손 목사 자신이 걸어온 길이나 가르침과 크게 어긋납니다. 손 목사는 신사참배를 우상숭배로 보고 적극 반대해 심히 고초를 겪으신 분입니다. 그는 절하는 형태의 국기에 대한 경례도 우상숭배 소지가 있다며 가슴에 손을 얹는 형태로 바꿔달라고 대통령께 건의했을 정도로 우상숭배 반대에 철저했습니다. 손 목사는 그의 설교문 “충령묵도(忠靈默禱)와 국기경배(國旗敬拜)문제”에서 다음과 같이 분명히 말합니다.  

“제2계명에 크게 주의하면서 이를 밝혀야 한다. 제2계명 중에‘무슨 형상이든지 만들지 말며'한 말씀대로 우리는 무슨 형상이든지 만들어서는 안 된다. 섬기기 위해서 또는 영리적으로나 이왕부터 있든 것이나를 물론하고 만들어서는 안 된다. 우리 신교에서는 예수의 사진까지도 이를 섬기기 위해서 만들어서는 안 된다.”

4. 하나님의 명령인 십계명 제2계명 위반입니다. “너를 위하여 새긴 우상을 만들지 말고 또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나 아래로 땅에 있는 것이나 땅 아래 물속에 있는 것의 아무 형상이든지 만들지 말며”(출 20:4)

5. 예수님의 가르침에 위배됩니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아! 위선자들아! 너희에게 화가 있다. 너희는 예언자들의 무덤을 만들고, 의인들의 기념비를 꾸민다. 그러면서, ‘우리가 조상의 시대에 살았더라면, 예언자들을 피 흘리게 하는 일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고 말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여, 너희는 예언자들을 죽인 자들의 자손임을 스스로 증언한다.”(마 23:29-31)

6. 수많은 예언자들과 사도 바울의 가르침도 거스르는 일입니다.
“새긴 우상은 그 새겨 만든 자에게 무엇이 유익하겠느냐 부어 만든 우상은 거짓 스승이라 만든 자가 이 말하지 못하는 우상을 의지하니 무엇이 유익하겠느냐”(합 2:8)
“그들은 썩지 않는 하나님의 영광을, 썩어 없어질 사람이나 새나 네 발 짐승이나 기어 다니는 동물의 형상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롬 1:23)
“그런즉 내 사랑하는 자들아 우상숭배하는 일을 피하라”(고전 10:4)

7. 유족인 손동희 권사도 원치 않습니다. 손 권사는 손양원 목사 기념탑이 건립되는 지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두 차례의 연락으로 확인한 바, “동상건립은 손 목사님이 원치 않으실 일이다. 목사님들이 성경을 어찌 읽으시느냐. 십계명 제2계명에 ‘아무 형상이든지 만들지 말라’고 했는데, 왜 그걸 위반하느냐. 손 목사님이 십계명 1, 2계명 때문에 그 고초를 겪으신 줄 다 알면서 동상을 세운다는 건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을 보이셨습니다.

8. 예장통합 총회나 노회가 개인 동상을 세운 사례가 없습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교단은 개혁교회(Reformed Church) 전통을 이어받아 교단적으로 성상(聖像)을 제작을 하거나 성상 제작을 허락한 바가 없습니다. 손양원 목사 동상이 세워지면 앞으로 다른 순교자들 동상도 계속 제막될 것입니다. 심지어 예수님 동상을 세워도 된다는 논리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한 교단이나 노회가 세운 동상은 사회적 공공재라기보다는 ‘종교적 형상’의 성격이 강합니다.

9. 예술적 가치도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국내에 세워진 여러 위인 ‘동상’은 대개 예술적 가치가 높은 미술품(ex.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이라기보다는 파시즘적 권위주의체제 산물입니다. 실제로 5. 16 군사쿠데타로 들어선 박정희 정권은 국민총화 단결, 애국주의 담론 설파를 위해 ‘애국선열조상건립위원회’를 조직하고 서울 도심 곳곳에 동상을 제작한 바 있습니다. 그 여파로 각급 초등학교마다 이순신, 세종, 이승복 동상이 들어섰습니다. 조감도에 실린 손 목사의 동상 형태도 그런 동상들과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10. 우상숭배로 유도할 소지가 있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난 4월 손양원 목사 동상 건립을 놓고 논란이 되면서 건립반대 목회자 5인과 건립위는 ‘질의서’와 ‘5개항의 입장문’을 총회에 보낸 바 있습니다. 총회는 이에 대한 답신을 계속 미루다 7월 23일자로 총회이단사이비대책위원장과 상담소장 명의의 짤막한 ‘의견서’를 보내왔습니다. 이 의견서는 손 목사 동상이 우상인지 아닌지 만을 다루고 있지만 이는 저희 질의의 취지와 어긋납니다. 저희는 총회와 노회 명의로 한 개인의 동상을 건립한 사례가 있는지와 동상건립에 대한 예장통합 총회의 기준이 무엇인지 밝혀달라고 요구하였을 따름입니다. 한데 의견서는 “우상으로 섬기지만 않으면 우상이 아니다”는 단순한 논리로 답합니다. 더욱이 그런 논리라면 교계가 우상시하는 단군상, 마리아상, 김일성상을 비롯한 그 어떤 동상도 우상이 아닐 것입니다. 불상에 절하는 불자들조차 그것을 ‘우상’이라 생각하고 그렇게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한 인간을 우상화하는 동상 제작은 성도들의 신앙에 악영향을 끼치므로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11. 손양원 목사 동상을 건립하면 큰 걸림돌이 될 것입니다. 건립위에서는 유럽에 루터, 칼뱅, 녹스 동상도 있으니 괜찮다고 합니다. 하지만 과거 기독교 국가임을 자랑하던 유럽의 수많은 교회 건물들이 텅텅 비어 이슬람 사원으로 팔리거나 영화관, 심지어 술집이 되는 현실입니다. 이는 유럽교회가 신앙의 본질에서 벗어나 화려한 외양 치장과 우상숭배에 몰두한 결과로 보입니다. 한국교회가 그들의 그릇된 전철을 다시 밟아야겠습니까?

12. 영광은 오직 하나님(Soli Deo Gloria)께 돌려드려야 합니다(딤전 1:17). 그리스도인은 신앙의 이름으로 아무리 위대한 일을 했다고 하여도 그 영광을 받으실 분은 오직 하나님 밖에 없습니다. 해방 이후 평양 산정현 교회가 주기철 목사의 동상을 만들고 기념관을 짓기로 했을 때 오정모 사모의 반대로 취소된 바 있습니다. 오 사모는 “주기철 목사님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자기를 낮추다 돌아가신 분인데, 왜 교회에 하나님 경배하러 와서 주 목사의 동상을 보아야 하나. 그분의 자랑이 되게 할 수 없다”며 반대하셨습니다. 손양원 목사와 주기철 목사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순교하신 분들이지 자신의 동상이 만들어져 명성이나 얻기를 바란 분들이 아닙니다.  

13. 손양원 목사 동상이 건립되면 전국적으로 순교자나 교계 인사들 동상이 들어설 것입니다. 손양원 목사는 한국기독교의 자랑이고 상징적인 인물 중 한 사람입니다. 예장통합 총회와 여수노회가 그의 동상을 건립하고 나면 이를 신호탄으로 순교자나 교계 인사들의 동상이 전국 방방곡곡에 건립될 것입니다. 이는 이 땅에서 하나님의 영광이 떠나가게 하는 일(이가봇)이고 한국교회의 쇠락을 자초하는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

14. 과거 총회는 신사참배에 대해 종교행위가 아닌 ‘국민의례’이자 ‘충성의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일제가 가르친 그대로 앵무새처럼 복창한 것입니다. 신사참배를 한 목회자들 중에는 참배하면서 마음속으로 하나님께 기도하면 되는 거 아니냐며 그들 행위를 합리화시키기도 했습니다. 목숨이 달린 문제였으니 어찌하든 살아남고자 그랬겠지요. 실제로 신사참배 거부는 순교 각오 없이는 불가능했습니다. 한국교회사는 소수지만 끝까지 신사참배 거부를 하다 온갖 고초와 순교를 당한 분들이 있었기에 그나마 교회가 명맥을 이을 수 있었다고 기록합니다. 그들마저 없었다면 한국교회는 일찍이 망해 사라지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한편 오늘날 일부 유명 신학자나 전문가를 자처하는 자들은 손양원 목사 동상 건립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사도 바울은 “하늘에서 온 천사일지라도” 그리스도 복음을 왜곡한 ‘다른 복음’을 전한다면 마땅히 저주를 받아야 한다(갈 1:8)고 일갈한 바 있습니다. 손양원 목사 동상건립이 성서의 가르침과 신앙 양심에 과연 부합한 일인지 깊이 숙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15. 신사참배 가결에 대한 철저한 회개와 성찰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개신교 교단 중에 마지막까지 신사참배를 거부하던 장로교는 1938년 9월 총회에서 가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총회에 앞서 전국 23개 노회 가운데 평북노회가 가장 먼저 신사참배를 가결(1938년 2월)했고 순천노회가 두 번째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1938년 4월). 그 당시는 ‘여수노회’가 아직 분립되어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여수지역 목회자와 장로들 대부분도 신사참배 가결에 동참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껏 우리 교단 총회와 여수노회는 신사참배 가결에 대한 공식적인 회개를 한 적 없습니다. 장로교 가운데는 유일하게 기독교장로회가 2007년에 이르러야 총회 명의로 사과문을 발표했고, 지난 2009년 장로교 주요 4개 교단이 제주에 모여 신사참배 참회기도를 잠깐 드린 정도에 불과합니다. 과거 명백한 부끄러운 결정을 하고도 자꾸 유야무야 묻어두려 드니 오늘날 한국교회가 길을 잃고 헤매며 갈수록 혼탁해 지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손양원 목사 순교기념탑과 순교자들 조형물을 세워 세상에 자랑하기보다 우리노회부터 솔선수범하여 지난날 신사참배 가결에 대한 철저한 회개와 성찰을 진행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고는 그 모든 일이 그저 남들 보여주기 위한 속빈강정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노회원 여러분! 금번 임시노회를 맞이하여, 저희는 성급히 제작된 손양원 목사 동상건립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심사숙고를 했으면 합니다. 또한 손양원 목사의 순교정신을 깊이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우리 주님의 평화를 빕니다.

           고(故) 손양원 목사 동상 건립 저지를 위한 대책위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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