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슈바이처
2006/3/3(금)
왜 나는 원시림의 의사가 되었는가  
왜 나는 원시림의 의사가 되었는가

- 오고웨 강 유역의 토지와 주민


나는 의사로서 적도(赤道) 아프리카로 가기 위하여 슈트라스부르크 대학의 교직과 오르간과 문필을 버렸다. 어떻게 해서 그렇게 되었는가?

나는 원시림 속에 사는 토인들의 생활의 참상에 관한 기사를 읽기도 하였으며, 또 선교사들에게서 이야기를 전해 듣기도 하였다. 나는 그것을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우리들 유럽 사람이 멀리서 우리들에게 호소하고 있는 인도적인 중대한 문제에 대해서 무관심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 납득이 가지 않았다.

부유한 남자와 가난한 나사로의 비유는(눅 16:19~32) 우리들에게 들려주기 위한 이야기인 것처럼 나에게는 느껴졌다. 우리들은 의학이 진보하였기 때문에 병과 고통을 고치는 많은 지식과 수단을 가지고 있으므로 부유한 남자라고 할 수 있다. 우리들은 이런 부의 무궁 무진한 이익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저쪽 식민지에는 가난한 나사로인, 유색 인종이 살고 있다. 그들은 우리들과 마찬가지로, 아니 우리들 이상으로 병과 고통 속에서 신음하면서도 그것과 대항하여 싸울 수 있는 수단이라고는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다. 그 부유한 남자는 스스로 현관 앞에 서 있는 걸인의 신세를 살펴보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도 않았기 때문에 걸인에 대해서 죄를 범하였지만 우리들도 결국 마찬가지다.

나는 혼자서 생각하였다. 유럽의 여러 나라가 식민지에 의무관으로서 배치하고 있는 수백명의 의사들은 그 중대한 문제의 아주 사소한 일부분 밖에는 손도 댈 수 없는데, 그 이유는 의사들의 대부분이 식민지의 백인들과 군대를 위한 진료를 첫째 목적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들의 사회 그 자체가 인도적인 문제를 스스로의 문제라고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많은 의사 지원자가 사회로부터 지원을 받고 파견되어 식민지에 건너가서 토인들에게 자선을 베푸는 때가 오지 않으면 안 된다.

그때 비로소 우리들은 문명인으로서 유색 인종에 대하여 지고 있는 책임을 인식하고 동시에 이행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하겠다. 나는 이와 같은 사상이 동기가 되어 삼십 세의 나이임에도 의학을 배우고, 식민지에서의 이념을 현실 속에서 시험해 보려고 결심하였다. 1913년 초에 나는 의학박사 학위를 얻었다. 같은 해 봄에 이미 간호학을 이수한 아내를 데리고 먼 적도 아프리카의 오고웨 강 유역 지방을 향해서 출발하였다.

내가 특히, 이 지방을 선택한 것은 그곳에서 파리 복음 전도회의 일을 보고 있었던 알사스의 선교사들로부터 그곳에는 뇌염이 만연하고 있기 때문에 의사가 꼭 필요하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이 전도회는 람바라네 전도소의 가옥 하나를 나에게 제공하였으며, 그 대지 안에 병원을 건축할 것을 허가해 줄 용의가 있다고 약속하였을 뿐만 아니라 나에게 앞으로 원조에 대한 기대까지 갖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의 사업 자금은 스스로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나는 세 나라 말로 출판된 J.S. 바하에 관한 저서와 오르간 연주에서 벌은 돈을 그것에 충당하였다. 따라서 라이프찌히의 성(聖)토마스 교회 합창 지휘자(J.S. 바하)는 원시림의 흑인을 위해서 병원을 세우는 데 도와준 셈이 되었다. 알사스, 프랑스, 스위스의 친구들도 자금을 대주었다.

내가 유럽을 떠날 때 나의 사업은 앞으로 이 년 동안 보증되어있었다. 나는 왕복 여비를 제외하고 연간 일만 오천 프랑으로 추산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이것이 옳았다는 사실이 판명되었다. 이리하여 나의 사업은 자연과학의 술어로 말한다면 파리의 복음 전도회와 공생하였다고 표현할 수 있다. 그러나 사업 자체는 초종파적이며 국제적인 것이었다. 세계의 인도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어느 특정한 국가나 종파에 소속된 인간이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인간이 관여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 그 당시 나의 확신이었으며, 이 확신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하략>

알버트 슈바이처, [물과 원시림 사이에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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