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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바위솔
2011/4/14(목)
<글소개> “미래를 빼앗긴 자녀들을 위한 장송곡 소리가 들리는가?”  
지구의 현실과 인류의 미래를 위한 과학적 예언자들(5)   기독교사상 2011년 5월호



클라이브 해밀턴, “미래를 빼앗긴 자녀들을 위한 장송곡 소리가 들리는가?”



김준우 (한국기독교연구소 소장)





1. 후쿠시마 원전 폭발 이후의 선택



지난 3월 11일 일본 동북부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9.0의 대지진과 14m 높이의 해일로 인해, 후쿠시마 제1원전(6기)과 제2원전(4기)의 비상전력 공급 장치가 작동하지 않아 냉각장치에 고장이 생김으로써 원자로 외벽들이 폭발했을 뿐만 아니라 네 개의 원자로가 손상되어 노심(연료봉)이 녹아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진으로 인해 2만5천여 명이 사망하고 실종된 묵시록적 대재난에 이어, 방사능 누출로 인한 핵 재앙의 공포가 일본은 물론 주변국들까지 확산되고 있다. 더군다나 일본에 지진이 계속되고 있어서, 단 한 개의 원자로가 폭발했던 체르노빌 사고보다 훨씬 더 큰 재앙을 가져올 가능성 때문에 더욱 불안한 현실이다. 일차적 책임은 비상전력 공급 장치에 대해 관리가 미흡했던 전력회사에 있지만, “원자력 안전 신화”를 내세워 핵발전소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와 반대를 무시한 정부와 원자력업계도 중대한 책임이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본 반핵운동 단체인 ‘원자력자료정보실’의 반 히데유키 공동대표가 지적한 것처럼, “노심융해 사고도 확률상 1천만분의 1로 하늘에서 운석을 맞을 확률이라며 무시하고 대책을 세우지 않았”1)던 결과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의 생명권과 안전을 가장 우선적으로 선택하기보다는 거짓된 원전 신화들에 근거한 정책을 묵인함으로써 값싼 전기를 즐겨왔던 일반 시민들의 경제논리와 순응적인 태도 역시 이 재앙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어쨌거나 25년 전의 체르노빌 원자로 폭발 사고로 인해 9300명이 죽고 33만 명이 이주했으며, 각종 암 발생과 기형아 출산도 급증했기 때문에,2) 이번 폭발 사고 직후 독일이 핵발전소 7기 폐쇄 결정을 내린 것처럼, 핵에너지 문제만이 아니라 인류문명의 총체적 위기에 대한 근본적 성찰과 과학자들이 제시하는 대책에 입각하여 문명의 방향을 전환하는 과제가 시급한 시점이다.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게 건설되었다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는 선진국들이 자랑하는 최첨단 과학기술의 취약성과 인류문명의 비합리성을 또 다시 입증한 사건으로서, 환경단체들과 여성단체들이 요구하는 것처럼 핵발전소의 단계적 폐기를 촉구하는 사건이다. 체르노빌 원자로 폭발 사고 이후, “핵을 군사적으로 사용하는 것만이 아니라 평화적으로 사용하는 것조차 세계적인 위협이 되어버렸다”3)고 지적한 귄터 안데르스의 말이 옳았다는 사실을 또 다시 입증한 사건이기 때문이다. 원자력 산업은 1970년대와 1980년대의 반핵 시민운동으로 인해 미국과 오스트리아, 스웨덴 등 몇몇 국가에서 원전 건설이 중단되거나 점차 폐기되는 추세가 이어지다가 1979년 3월에 발생한 미국 스리마일 원전 사고와 1986년 4월 발생한 체르노빌 원자로 폭발 사고 이후에는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네덜란드, 아일랜드 등 더욱 많은 나라들이 가동 중인 원전을 단계적으로 폐쇄하는 정책을 채택함으로써 지난 20여 년 동안 대표적인 사양산업이었다. 한국이 1987년 미국 업체로부터 모든 원전 기술을 이전받고 “한국형 원자로”의 설계와 제작 판매를 인정받는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던 것도 원자력 산업의 이런 불황 덕분이었다. 그러나 국제 유가 상승에 큰 압박을 받던 일본과 한국을 비롯해 프랑스, 인도, 중국 등은 계속해서 원전을 확장하는 정책을 유지하면서 특히 지난 5년 동안 “원전 르네상스”를 외치던 중에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한 것이다.

한국은 2008년 현재 원전 시설 용량이 17.7GW로서 “세계 여섯 번째 원전 대국”이며,4) “원자력 르네상스의 선도국가를 자처할 정도”5)가 되었다. 2009년 현재 화력발전 비중이 44.29%, 원자력 발전 35.57%, 수력발전 1.24%, 기타 재생 에너지 0.11%인 현실에서, 이명박 정부는 2030년까지 원전 비중을 전체 에너지의 59%로 높이겠다는 계획 아래, 현재 7기의 원전 건설 공사가 진행 중이며 2030년까지 10기 원전을 더 추가할 계획이기 때문에 조만간 단위면적 당 세계 최고의 원전 밀집지역이 될 예정이다.6) 더구나 동북아 전체의 원전 상황을 보면, “일본 55기, 한국 21기, 중국 13기 등 89기의 원전이 가동 중이며, 세 나라에서 108∼110기가 건설 중이며, 타당성 검토가 진행 중인 것까지 합치면 348∼350기에 이르고 있다.”7) 따라서 한국은 동북아 전체에서 원전이 가장 밀집한 삼각지대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원전에 대한 국민 전체의 논의가 절실하다. 그러나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기보다 “기업친화적인” 이명박 정부는 원자력 정책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반생명적이며 반민주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8) 이런 입장은 후쿠시마 원전 폭발이 분명하게 보여주듯이, 생명을 택하는 것이 아니라 죽임을 택하는 것임에 틀림없다.





2. 완전히 무너져버린 “원자력에너지의 신화들”



한국의 경우 원자력문화재단이 연간 12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원전의 안전성 신화를 선전하고 있으며,9) 보수 언론들도 원전 사업을 적극 찬양하고 있지만, 체르노빌에 이어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인해 핵에너지의 “안전성 신화”는 완전히 무너졌다. <디 차이트> 경제 편집장 프리츠 포어홀츠의 말대로 “원자력발전소는 과거에 단 한 번도 안전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절대 안전하지 않을 것”이며, 또한 원전 사고는 “한번 터졌다 하면 해당 국가나 대륙 전체를 대재앙으로 몰고 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원자력의 안전성을 운운하는 것은 ‘과실치사’ 행위나 진배없다.”10) 원전 대재앙의 사고 확률이 1%라 해도, 이것은 그의 말대로 “러시안룰렛 게임”임에 틀림없다.

둘째로,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재앙 시대에 원자력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 에너지”라는 주장도 거짓이다. ������파티는 끝났다: 석유시대의 종말과 현대 문명의 미래������를 쓴 리처드 하인버그 교수에 따르면, 원자로의 연쇄반응 자체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지만, 우라늄 광물 채굴과 정제, 농축과정에서 심각한 오염이 발생하기 때문에, “모든 연료의 순환과정을 계산에 넣는다면 원자력은 재생가능 에너지원보다 몇 배나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11)하기 때문에 결코 “청정 에너지”가 아니다.

셋째로, 원자력은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갖고 있기 때문에, “매우 값이 싸며 실용적인 에너지”라는 주장도 거짓이다. 원자로 1기 건설에 2조원이 소요되는 것을 비롯해서 우라늄 채굴과 정제, 농축과정에 엄청난 비용이 들어갈 뿐만 아니라, 원자로 감각상각과 가동 중단 비용, 특히 막대한 핵폐기물 처리 비용을 모두 합치면, “원자력은 가장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재래식 에너지원”12)이기 때문이다.

넷째로, 특히 한국의 경우 원자력 발전은 전력 낭비를 부추긴 원흉이다. 1970년대 경제성장이 진척되면서 전력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1978년 고리원자력 1호기를 가동한 이래, 1980년대에 8기가 건설되어 공급과잉이 초래되었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심야전력제도 등을 통해 9차례에 걸쳐 전기요금을 원가 이하로 인하함으로써 전력 낭비를 조장한 한편,13) 가정용은 누진세를 적용하는 대신에 산업용은 할인율을 적용함으로써 낭비적인 전력소비 구조를 만들었다. 우리 국민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은 이미 일본, 프랑스, 독일을 앞지른 지 오래 되었을 정도로 과소비를 하는 현실이다.14) 그 결과 전력 예비율이 5% 이하로 떨어지게 되자, 정부는 재생가능에너지 확대와 에너지 효율 향상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려 하지 않고 오히려 또 다시 전력부족을 해소한다는 명분으로 원전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15)

다섯째로, 원자력산업이 “황금알을 낳는 수출산업”이라는 선전도 거짓이다. 최근에 아랍에미리트(UAE)와 맺은 원전 수출계약의 공사금액 186억 달러 역시 10년 걸리는 공사이기 때문에 결국 한해에 20억 달러도 안 될 뿐만 아니라, 한국 정부 자료에 의하면, 2008년 원자력산업의 총수출액은 7억8746억 달러였던 반면에, 신재생에너지의 2010년 수출액은 45억8000만 달러에 달해, 재생가능에너지산업이 원자력산업보다 훨씬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16)

이처럼 결코 안전하지도 않고 청정하지도 않으며 실용적이지도 않은 핵에너지는 최첨단 기술로도 통제할 수 없는 엄청난 재앙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가동 중인 원전들을 단계적으로 폐쇄하고 안전한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해야만 한다. 독일은 전체 전력 공급의 12.5%를 재생가능에너지로 메우고 있으며 그 비중을 2020년에 20%, 2050년에는 80%로 대폭 늘려나갈 계획이다. 그러나 한국은 재생가능에너지 비중이 1990년 1.1%에서 2009년 0.7%로 오히려 감소했으며, 주요 20개국(G20) 회원국들 가운데서 재생가능에너지 투자에 가장 인색한 국가(2009년 2천만 달러)이다. 2009년 재생가능에너지 투자 현황 분석에서 “15~17위를 기록한 일본(8억 달러), 인도네시아(3억5400만 달러), 아르헨티나(8천만 달러)에도 크게 못 미쳤다”17)는 말이다. 그러나 최근의 한 연구(박년배 박사)에 따르면, “핵 의존 사회” 비용에 10%만 더하면 원자력 발전 비율을 3%로 줄여 “핵 탈피 사회”가 가능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즉 “2050년까지 원자력과 석탄, 액화천연가스 등의 전력 설비 비중을 각각 3.4%, 0%, 3.5%로 대폭 줄이고, 재생가능 에너지 전력 설비 비중을 93.0%로 높인 ‘지속가능 사회 시나리오’대로 전력수급계획을 짤 경우 누적비용이 667조원(2005년 화폐 가치 기준) 정도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부가 2010년 12월 발표한 제5차 전력수급계획에 기반해 2050년까지 ‘원자력 38.7%, 석탄 19.1%, 천연가스 11.3%, 재생가능 에너지 30.8%’의 전력 설비 비율로 ‘정부 정책 시나리오’를 짜면, 지속가능 사회 시나리오의 90% 수준인 605조원 정도가 드는 것으로 분석됐다.”18)

따라서 화석연료와 핵에너지 중심의 반생명적 위험사회로부터 풍력과 태양광 등의 재생가능에너지 중심의 안전한 사회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2007년 미국 쇠고기 수입 결정 당시처럼 시민들의 자각과 대규모적인 저항 운동이 시급한 현실이다. 이제까지의 석탄과 석유, 원자력에너지에 의존한 사회는 반환경적인 자기파멸적인 사회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독일이 최근 원자로 7기 폐쇄 결정을 내리고 2015년경 원자력 에너지 사용의 전면 중단 가능성을 논의하게 된 것은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이후 주말마다 여러 도시들에서 수만 명의 시민들이 원전 반대 시위에 참여하고 있을 정도로 시민들의 정치적인 저항이 거센 것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19)





3. “60년 후에는 지구 평균기온이 섭씨 4도 상승한 생지옥이 된다.”



원전 폭발 가능성의 확률이 1%라면, 기후붕괴로 인한 대재앙 가능성의 확률은 현재 90%를 넘어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원전 폭발만큼 그 피해가 즉각적이지는 않지만, 기후붕괴로 인한 폭염과 혹한, 가뭄과 산불, 폭풍, 사막화와 삼림파괴, 식량대란과 물 부족, 해수면 상승과 대규모 환경난민의 발생과 같은 전대미문의 세계적인 대재앙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기후변화가 특히 최근 몇 년 동안 더욱 악화되자 코펜하겐 회의를 앞두고 2009년 9월말에 전 세계에서 100여 명의 기후학자들이 영국의 옥스퍼드에 모여 사흘 동안 “4도 이상 상승의 의미”를 주제로 회의를 했는데, 참석한 학자들 사이의 대체적인 합의는 지구 평균온도가 섭씨 4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 “현실적”(realistic)이며, 섭씨 5~6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비관적”(pessimistic)이며, 7~8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놀래키는 것”(alarming)이라고 판단했다.20)

이처럼 지구 평균기온이 섭씨 4도 상승한다는 것은 “지구 역사에서 지난 2천5백만 년 이래로 가장 더운 지구가 된다는 뜻”(192)이다. 특히 지난 100년 동안 지구 평균온도가 섭씨 0.8도 상승한 것에 비해 서울(평균온도 2.1도 상승, 최저온도 3.1도 상승)21)과 도쿄(평균온도 3도 상승)22)와 같은 대도시의 경우 두세 배 정도 상승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대도시에서는 에어컨 실외기에서 나오는 많은 열과 아스팔트 포장으로 인해 열을 포획하는 열섬효과(heat island effect)가 나타나는 점을 고려할 때, 지구의 평균온도가 섭씨 4도 상승한다는 것은 앞에서 말한 기후붕괴의 여러 재앙들이 더욱 악화될 뿐만 아니라 북반구 대도시들에서는 온도가 두세 배 이상 상승하게 되어 완전히 생지옥으로 바뀌게 된다는 뜻이다. 기후붕괴로 인한 가뭄, 해수면 상승(21세기 말까지 최소 1미터 상승하면 주요 쌀 생산지의 절반 이상이 바닷물 속에 잠긴다)으로 인한 식량대란 때문에 21세기가 끝나기 전에 수십억 명이 죽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 결코 과장된 주장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처럼 세계의 과학자들은 기후붕괴를 “멈추기에는 이미 늦었다”고 강력하게 호소하지만, 2009년 12월의 코펜하겐 회의에서 드러나듯, 온실가스 주요 배출국들의 정치 지도자들은 배출량 감축에 매우 미온적이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묵시적인 경고조차 믿지 않고 있다. 코펜하겐 회의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끝남으로써 기후재앙을 막기 위한 마지막 희망마저 사라졌으며 그 참석자들은 “역사를 만들어가는 것이라기보다는 역사를 끝장내고 있는 현실을 목격하고 있다는 생각”(xi)을 갖게 되었다.

클라이브 해밀턴(Clive Hamilton, 1953-)은 2010년에 출판한 책 ������한 종자를 위한 장송곡: 우리가 기후변화에 관한 진실을 거부하는 이유������(Requiem for a Species: Why We Resist the Truth About Climate Change)에서 사람들이 이런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고 부정하는 이유를 분석한다. 그는 오스트렐리아 국립대학교의 응용철학과 공공윤리 센터에서 공공윤리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1993년부터 2008년까지 14년 동안 오스트렐리아에서 가장 진보적인 두뇌집단인 오스트렐리아 연구소의 소장을 역임한 사회윤리학자로서 기후변화 문제에 관한 그의 노력을 인정받아 2009년에 오스트렐리아 명예 훈장을 받았다.23)

클라이브 해밀턴이 이 책을 쓴 이유들은 기후변화가 최근 몇 년 동안에 매우 절망적인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어서, 과학자들이 묵시론적인 어조로 조만간 닥쳐올 기후붕괴의 위험성과 확실성을 경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산업구조, 경제에 의해 좌우되는 정치, 관료주의의 무기력증과 같은 제도적인 측면들만이 아니라, 과학자들의 경고를 무시하는 인간의 치명적인 약점들이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묵시종말을 외치는 종교인들과 달리 객관적 증거를 바탕으로 자신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동료들의 엄격한 검증과 비판을 거치는 학자들인데도 말이다. 우선 최근 몇 년 사이에 더욱 악화되고 있는 기후붕괴의 현실과 전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기후체계가 이미 “임계점”을 지나 양성 피드백(positive feedback)에 의해 온난화가 악화됨으로써 더 이상 돌이킬 수 없게 되었거나 앞으로 몇 년 이내로 그 임계점을 지나게 된다는 과학자들의 주장이 2005년 이후 계속 이어지고 있다.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알려주는 “탄광 속의 카나리아 새”로 간주되는 북극해의 얼음이 2007년 여름에 너무 많이 녹아내려 쇄빙선 없이 북서항로가 개통될 정도였기 때문에, “카나리아 새는 이미 죽었다. 지금은 광산에서 탈출하기 시작할 때다”(4)는 경고가 나올 만큼 기후붕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현실이다.

(2) IPCC가 예측한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방출량에서 “최악의 시나리오”(A1F1)는 2030년까지 연간 2.5%씩 증가할 것으로 예측한 것이었는데, 2000년 이후 연간 3.2%씩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최악의 시나리오보다 더욱 악화되고 있는 현실(7)이다. 특히 중국은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온실가스 방출량이 2000년 이후 연간 11~12%씩 증가하고 있으며, 개발도상국들의 석탄 소비량도 2000년 이후 연간 10%씩 증가하고 있다.

(3) IPCC 제4차 보고서(2007)는 인류가 현재의 생활방식(business-as-usual)을 유지할 경우 2100년까지 지구의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섭씨 4.5도 상승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예측했는데, 문제는 이렇게 예측한 보고서가 “일반적으로 기후 피드백의 위험성(risks of climate feedbacks)을 포함시키지 않은 분석이기 때문에”(26), 기후 안정을 위한 온실가스 방출량 감소를 과소평가한 것으로서 “사람들에게 거짓된 안전감”을 심어줄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기후변화의 양성 피드백(positive feedback)이란 기후변화에 영향을 끼치는 여러 요인들이 서로 맞물려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빙하가 사라지면 그만큼 반사율이 줄게 되어 태양열을 더욱 많이 흡수하게 될 뿐 아니라, 동토층과 대륙붕의 메탄을 방출하도록 만들어 더욱 온도를 높이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또한 대부분의 학자들이 기후변화를 논의하면서 흔히 완화대책과 적응대책을 통해 기후재앙에 대처할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한다. 그러나 기후체계는 인간이 기계를 조작하듯이 규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이처럼 상승작용을 일으켜 급변하는 등 기후 자체의 규제 방식을 갖고 있다. 따라서 이미 양성 피드백이 작동하기 시작한 상황에서는 인간이 세운 완화대책과 적응대책이란 기후 체계 자체의 작동방식에 근거한 것일 수가 없다(30). 이런 점에서 인간이 과학기술을 통해 지구의 기후를 규제할 수 있다는 믿음은 치명적인 오만이다.  

(4) 지난 100년 동안 지구 평균기온이 섭씨 0.8도 상승해서 이미 북극과 그린랜드, 히말라야, 남극의 빙상이 빠르게 녹고 있는 현실에서 알 수 있듯이, 섭씨 2.5도 상승할 경우에는 지구상의 대부분의 빙하가 녹아내려 “결국에는 해수면이 현재보다 50미터 상승할 것이다”(194). 세계 인구의 10% 정도는 해수면 10미터 이하 지역에 살고 있는데, 인구 백만 명 이상의 항구 도시들 136개가 여기에 포함된다. 그러나 더욱 큰 문제는 대부분의 핵발전소들이 냉각수 처리를 위해 해안가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199), 해수면이 10미터만 상승해도 엄청난 핵 재앙을 피할 수 없다.

(5) 지구의 평균기온이 섭씨 2도만 상승해도, 가뭄과 산불, 식물의 성장 방해로 인해 삼림 파괴가 늘어날 것이며, 아마존의 20~40%가 죽게 될 전망(10)이다. 따라서 섭씨 4도 상승하게 되면 아마존의 85%가 사라질 전망이다. 삼림파괴는 그만큼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흡수 장치가 사라짐으로써 기후변화를 더욱 촉진시키는 양성 피드백으로 작용하게 되어, 지구 평균온도보다 거의 3~4배 높은 북극지방의 온도 상승을 초래하게 되며, 이것은 시베리아와 북부 캐나다의 방대한 동토층에서 메탄수화물의 방출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 가장 염려되는 사태(10, 194)이다.

(6)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현재 390 ppm(메탄 등 다른 온실가스를 모두 포함하면 이산화탄소 등가량으로 430 ppm CO2-e)이며 매년 2 ppm씩 증가하는 현실에서 기후붕괴로 인한 대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지구의 평균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섭씨 2도 이하로 상승하도록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 국제적 협상과정에서 이제까지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진 목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450 ppm이 넘지 않도록 선진국들이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방출량을 1990년 수준보다 25~40% 감축해야만 한다. 그러나 온실가스 방출을 감축하는 것은 산업계의 엄청난 설비 투자와 유권자들의 반대를 초래하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450 ppm 이하로 제한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래서 영국의 데이비드 킹, 니콜라스 스턴, 오스트렐리아의 로스 가노, 오마바 행정부의 토드 스턴 등은 550 ppm을 목표로 삼아 정책을 추진한 후, 10년 정도 지난 다음에 다시 450 ppm으로 낮추는 연착륙 계획을 세우고 있다(27).

(7) 그러나 다른 온실가스들과 달리 대부분의 이산화탄소는 천 년 이상 동안 대기 중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증가로 인해 상승한 온도는 몇 세기 동안 지속된다는 사실(195)이 밝혀졌다. 현재의 이산화탄소 농도만으로도 섭씨 2.2도 상승하게 되는 것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목표를 550 ppm으로 잡은 후 연착륙시킨다는 계획은 잘못된 과학에 근거한 거짓이다.

(8) 그러므로 온실가스 방출량의 정점(emissions peak)을 언제로 잡느냐 하는 문제가 매우 중요하다. 섭씨 2도 미만으로 상승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선진국들이 2015년을 정점으로 삼아 지금부터 대대적으로 줄여나가면 2020년까지 1990년 방출량 수준의 25~40%를 감축할 수 있을 것이다(195). 그러나 기후변화 연구 연구소 틴데일 센터의 케빈 앤더슨 소장은 만일에 개발도상국들이 2030년을 정점으로 삼고 그 후 연간 3%씩 감축하며, 선진국들은 2015년을 정점으로 삼고 그 후 연간 3%씩 감축한다면, “지구 온난화를 섭씨 4도 상승 이내로 제한할 가능성이 50:50이다”(196)라고 주장한다. 여기서 참고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메탄 등의 다른 온실가스를 포함한 이산화탄소 등가량 CO2-e)에 대한 제한목표와 그 농도로 인해 결국 상승하게 될 온도(산업혁명 이전을 기준으로)는 다음과 같다(228).

우선 산업혁명 이전의 농도는 280 ppm이었으며 상승하게 될 온도는 섭씨 0도이다.

제임스 핸슨의 목표는 350 ppm(445 ppm CO2-e)이며 상승하게 될 온도는 섭씨 2도다.

2009년 현재 농도는 387 ppm(455 ppm CO2-e)이며 상승하게 될 온도는 섭씨 2.2도다.

유럽연합(EU)의 목표는 380 ppm(450 ppm CO2-e)이며 상승하게 될 온도는 섭씨 2도다.

니콜라스 스턴의 목표는 450 ppm(550 ppm CO2-e)이며 상승하게 될 온도는 섭씨 3도다

케빈 앤더슨의 목표는 530 ppm(650 ppm CO2-e)이며 상승하게 될 온도는 섭씨 4도다.

(9) 그러나 온실가스 방출량을 1% 이상 줄이는 일은 심각한 경제 불황에서만 가능할 정도로 어려운 일(20)이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후 옛 소련의 경제가 붕괴하여 약 10년 동안 경제활동이 절반으로 축소되었을 때, 온실가스 방출량이 연간 5.2%씩 10년 동안 줄어들었다. 프랑스의 경우 1970년 이후 25년 동안 핵 발전량을 40배 늘렸을 때, 전기와 난방에서 온실가스 방출량이 연간 6% 줄었지만,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방출량은 연간 0.6%만 줄어들었다. 영국 역시 1990년대에 전력생산에서 석탄 대신에 천연가스로 전환하는 사업을 대대적으로 벌였지만, 온실가스 방출량은 10년 동안 연간 1%씩 감소하는 데 그쳤을 정도로 어려운 일이다.

(10) 결국 미국의 경우 2009년에 하원에서 통과된 기후변화 법령은 비록 2020년까지 1990년 방출량 수준의 4%를 감축하는 목표를 세웠지만, 실제로는 1990년 수준의 0%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27). 따라서 2020년까지 1990년 수준의 25~40% 감축은 현재로서는 완전히 불가능할 만큼 요원하다는 말이다.

(11) 특히 이산화탄소 방출을 가장 많이 하는 산업 중 하나가 석탄 화력발전이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방출을 줄이기 위한 기술적인 해결책으로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탄소 집진과 저장(CCS) 기술을 개발하는 데 막대한 예산을 붓고 있다(미국은 2009년에 34억 달러, 오스트렐리아 역시 24억 달러). 그러나 그런 기술은 2030년 전에는 상용화되지 않을 것이며, 세계의 석탄화력발전소가 방출하는 탄소의 1/4을 집진하기 위해서만도 전 세계 송유관의 두 배를 필요로 할 것이며(163), 비용 문제 때문에 저장소는 발전소로부터 100km 이내에 있어야 하며, 또한 이산화탄소는 공기보다 1.5배 밀도가 높기 때문에, 1986년 카메룬에서 발생한 것과 같은 대형 참사를 일으킬 수 있다. 매년 전 세계에서 100개의 새로운 대규모 석탄화력발전소가 건설되고 있기 때문에, 그린피스는 탄소 집진과 저장 기술이나 “청정 석탄”이라는 정치인들의 선전은 사람들을 속이기 위한 “연막전술”(166)이라고 비판한다.

(12) 결론적으로 선진국들이 2015년을 정점으로 삼아 2020년까지 1990년 수준의 25~40%를 감축하는 것은 현재로선 거의 불가능하며, 2020년을 정점으로 삼는 것도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2070년대나 2080년대에는 섭씨 4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며, “만일 사태가 더 악화된다면 2060년대에”(196) 섭씨 4도 상승에 도달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4. “러시안 룰렛 게임”에 대한 위험 불감증



기후변화에 대한 확실한 증거가 나올 때까지 생활방식이나 정책을 바꿀 필요가 없으며 기다려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러시안 룰렛 게임을 하면서 당신의 귀에 ‘빵!’ 소리가 날 때까지 염려하지 말라는 주장과 같다”고 날카롭게 경고한 것은 스탠포드대학교의 생물학자 폴 에를리히(1932- )였다.24) 지난 100년 동안 산업화 이전보다 지구 평균기온이 섭씨 0.8도가 상승함으로써, 예컨대 5만 명 이상의 목숨을 빼앗은 유럽의 폭염,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같은 폭풍, 오스트렐리아와 러시아의 대가뭄, 파키스탄의 대홍수를 겪고 있는 현실이다. 그런데 세계가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획기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2040년경에는 섭씨 2도가 상승하고 2070년경에는 섭씨 4도가 상승하게 될 때, 인류의 “미래는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193)는 케빈 앤더슨 소장의 말은 이미 러시안 룰렛 게임에서 ‘빵!’ 소리가 난 순간을 지났다는 말이다.

해결책은 당장 러시안 룰렛 게임을 중단하는 길이다. 그러나 정치인들과 기업가들을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은 경제가 성장해서 수입이 충분해져야 환경을 돌볼 예산을 배정할 수 있다거나 기술 개발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식의 성장주의에 사로잡혀 있다. 그러나 경제성장과 기후붕괴 방지 대책을 동시에 추구하기 위해서 드는 비용은 결코 많은 비용이 아니라 매우 적은 비용으로 충분하다.

1990년대 초부터 온실가스 감축 비용을 계산한 모든 경제학자들은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기후 보호는 서로 배치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해왔다. 그러나 미국과 오스트렐리아 정부는 1997년의 교토의정서를 비준하면 “경제적인 재앙”을 맞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2005년에 영국의 고든 브라운 총리는 World Bank의 수석 경제학자 출신의 니콜라스 스턴에게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경제적인 비용 분석을 위임했으며, 그 결과로 나온 것이 니콜라스 스턴의 보고서 『기후변화의 경제학』(2007)이다. 스턴이 분명하게 밝힌 것처럼, 지구 온난화의 최악의 상태를 방지하기 위해 온실가스 방출량을 감소시키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2050년까지 전 세계 GDP의 약 1%가 될 것이지만, 그 비용을 들이지 않을 경우 지구 온난화로 인해 초래되는 비용은 2050년까지 전 세계 GDP의 5~20%가 될 것이다. 즉 “대기 중의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것이 지속적인 경제성장에 장애물이 아니라,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보장하는 유일한 길”(52)이라는 경제적 분석이다. 이런 점에서 기후 재앙은 시장의 실패이며, 해결책은 시장을 완전하게 하는 길이라는 주장이다.

온실가스 감축으로 인해 연간 GNP의 약 0.1%가 줄어들게 된다는 니콜라스 스턴의 이런 분석에 대해 영국 정부의 선임 과학자 데이비드 킹이나 오스트렐리아의 로스 가르노 등의 학자들도 지지했다. 그러나 스턴의 목표처럼 온실가스 농도가 550 ppm CO2-e가 될 경우에는 지구 평균온도가 섭씨 3도 상승하게 되어, 온실가스 농도 목표를 450 ppm CO2-e으로 삼을 경우보다 굶주리는 인구가 25%에서 60%로 높아지며, 아마존 열대우림의 생태학적 붕괴가 매우 낮을 가능성에서 매우 높을 가능성으로 나타난다. 스턴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이처럼 위험한 목표였으며,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드는 비용도 연간 GNP의 약 0.1%임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영국과 오스트렐리아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이런 감축 목표를 거부했다. 기후 과학에 대한 정치인들의 무지와 화석연료 산업의 치밀한 로비 때문이었다.

따라서 클라이브 해밀턴은 온실가스의 농도 목표를 450 ppm CO2-e으로 설정한 IPCC의 2007년 계산을 바탕으로 해서, 니콜라스 스턴의 분석보다 더욱 강력한 감축을 주장한다. 즉 1950년부터 2000년 사이에 전 세계의 GDP 연간 평균성장률은 3.9%였다. IPCC의 계산에 따르면, 2050년에 대기 중의 온실가스 농도를 450 ppm CO2-e에서 안정시키기 위해서 온실가스 방출량을 감축할 경우에 드는 비용은 2050년에 전 세계 GDP에서 5.5% 감소되는 비용으로서, 157조 달러에서 150조 달러로 줄어드는 것(50)일 뿐이다. 스턴의 목표처럼 연간 GNP의 0.1%가 아니라 0.2%가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이것을 인류의 개인적인 평균 수입액으로 계산하면, 2050년에 세계인구가 92억 명으로 늘어나게 되고, 개인적인 수입이 연간 1.75%씩 증가할 것으로 보아, 현재의 개인 평균수입이 2047년에는 2배가 되는데, 450 ppm에서 안정시키기 위해 그것이 3년 늦어져 2050년에 2배가 되는 것이다. 다른 분석 모델에 따르면, 그 비용이 GDP의 2%를 차지하는 것으로서 2050년까지 개인 소득이 2배가 되는 것이 1년 늦어지게 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결국 개인소득이 2배가 되는 것이 1년 혹은 3년 늦어진다는 이유 때문에, 획기적인 기후 대책들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는 말이다.  






5. “미래를 빼앗긴 자녀들을 위한 장송곡 소리가 들리는가?”




코펜하겐 회의에서 드러난 것처럼, 핵심적인 문제는 첫째로 세계 도처에서 기후재앙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석유산업, 석탄산업, 자동자산업, 원자력산업 등 반생태적인 기업들을 위주로 하는 “경제성장”을 “신성불가침한 신”처럼(56) 섬기면서 연간 경제성장의 0.2%를 희생해서 시민들의 생명권과 삶의 질을 확보하려 들지 않는 정치인들의 무지와 근시안적인 태도, 특히 현상유지적인 기득권 옹호 경향이다. 둘째로, 이런 자본가들과 정치인들이 지구의 생명계 전체를 볼모로 삼고 벌이는 “러시안 룰렛 게임”에 대한 세계 시민들의 위험 불감증과 순응적인 태도다. 따라서 물리학자 출신의 독일 메르켈 총리와 같은 정치인을 움직이기 위해서도 당장에 과학자들이 내놓는 여러 대책들, 특히 온실가스 방출을 대폭 규제하며,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재생가능에너지로 시급히 전환하는 정책을 채택하도록 하기 위해서 “과학의 정보로 매일 정치인들을 폭격해야만 한다”(197)는 주장이 가장 직접적이며 효과적인 방법으로 보인다. 시민들의 자각과 정치적 운동이 절실한 상황이다. 시민들의 생명권을 무시한 채 “녹색성장”을 부르짖는 정부의 속임수에 넘어가 기후붕괴에 대한 외면과 부정, 그리고 반생명적이며 반민주적이며 자기파멸적인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우리의 순응과 집착과 체념과 절망은 우리 각자가 목숨처럼 사랑하는 자녀들과 손주들을 뜨거운 생지옥으로 몰아넣는 일이기 때문이다.

포악한 자본가들과 어리석은 정치인들에 의해 미래를 빼앗긴 인간들의 비명과 신음, 그리고 장송곡 소리가 들리는가? 역사 이래 가장 물질적인 풍요를 누리면서도 더욱 많은 것을 가져야만 행복할 수 있다는 시장전체주의의 논리에 따라, “자연의 무한파괴와 환경의 무한오염이 불가피하다”25)는 신념을 무기로 삼고 무한경쟁에서 낙오함으로써 거세당할 공포에 사로잡혀, 생명의 신비와 우주의 장엄함을 바라보지 못한 채 죽어가는 인간들을 위한 장송곡 소리가 들리는가? 수십 억 년 동안 생명의 역사에서 가장 늦게 등장한 종자가 그동안 치열하게 창조적인 진화를 이어온 생명체들이 대규모로 학살당하는 아비규환의 세상을 만들어놓고도, 개인주의와 물신주의와 소비주의에 중독된 채, 생지옥 속으로 뛰어들어 가면서도 불나비처럼 자신들의 죽음조차 외면하고 부정하는 인류를 위한 장송곡 소리가 들리는가?

통곡하라, 통곡하라, 통곡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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