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윤성효 기자
2011/4/4(월)
<기사> "원전사고, 일본 다음은 한국이라는데 어떻게?"  
"원전사고, 일본 다음은 한국이라는데 어떻게?"
[현장]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 창원 독자모임 강연
윤성효 (cjnews) 기자

"<원전을 멈춰라>를 쓴 히로세 다카시는 일본 아니면 프랑스, 그리고 그 다음에 한국에서 원전사고가 난다고 했다. 22년 전(1989년) 그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예언했는데 이번에 맞아떨어졌다.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이냐. 국민이 나서야 한다."

 

"미국 몇몇 주의회는 연방 달러가 붕괴될 수 있다고 보고, 주에서 독자적으로 화폐를 발생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미 달러가 종이가 된다면 세계 경제가 어둠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것을 보도하는 언론도 없고, 정치인도 없다."

 

<녹색평론> 김종철 발행인(전 영남대 교수)이 지난 1일 저녁 창원지역 독자 앞에 섰다. 이날 강연 주제는 "복지국가보다 복지사회를"인데, 그는 "원전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원자력발전소 문제부터 언급했다.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
ⓒ 윤성효
김종철

 

"원자력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는데"

 

김종철 발행인은 "한국에서 '요오드'와 '세숨'이 나왔다면 토양 오염이 되었다는 말이다. 국가적으로 큰일이다. 앞으로 먹을 게 없어질지도 모른다"면서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때 유럽의 토양이 오염되었기에 다 긁어내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표토를 다 긁어내기는 불가능하다. 방사능으로 오염된 표토는 긁어내도 치울 곳이 없다"며 걱정했다.

 

"원자력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는데 태어났다.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심각한 문제다. 지금 정부와 전문가들이 하는 발표는 전부 거짓말이라고 보면 된다. 원전은 평상시에도 방사능이 미세하게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호주 한 소아과 의사가 아이들이 백혈병이나 암으로 죽는 모습을 보다가 방사능과 관계를 생각하고 연구를 했다. 호주 근방 남태평양에서 프랑스가 1960년대부터 핵실험을 했다. 그가 프랑스에 가서 따졌더니, 담당 장관은 핵은 안전하다고 했다. 의사가 안전하다면 프랑스 인근 지중해에서 실험하라고 했더니, 장관은 '거기는 사람이 많아 안 된다'고 했다는 것이다. 결국 자기들도 방사능의 위험성을 알았다는 것이다."

 

김종철 발행인은 "히로세 다카시도 일본은 원전이 안전하다면 후쿠시마가 아닌 동경에 세우라고 했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핵은 동경에 세우나 후쿠시마에 세우나 상관없다. 우리 같으면 서울 여의도나 강남에 세우라는 말이다. 우리는 월성원전이 터지면 서울도 안전하지 않다"고 말했다.

 

"문제는 방사능 물질이 호흡이나 먹이사슬을 통해 인간에게 흡수된다는 것이다. '편서풍' 운운하는 것은 무식한 이야기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없었어도, 우리 국토는 오염돼 있다. 요즘 갑상선 질환이 놀랄 정도로 많다. 서울 대형병원은 한 병동이 갑상선 환자들만 있을 정도다."

 

"부안 방폐장 논란이 일어났을 때, 원자력공학 교수가 텔레비전에 나와 '플루토늄은 미량이면 먹어도 된다'고 말하더라. 요즘 '요오드'나 '세숨'은 양이 적기에 절대 안전하다 하고, X-레이 사진 촬영 몇 번 한 것보다 적은 량이라고 한다. X-레이는 일시적으로 몸을 투과하면서 세포를 손상시키지만 몸에 잔류하지 않는다.  그런데 방사능 물질은 공기 중에 있다가 호흡이나 먹이사슬에 따라 우리 몸속에 들어와 축적되는 것이다. 방사능 물질은 죽은 시체 속에서도 살아 있다. 그런데 어떻게 X-레이와 비교할 수 있나. 전문가들이 사기를 치는 것이다."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
ⓒ 윤성효
녹색평론

 

그는 "원자로는 콘크리트를 덮어도 방사능이 샌다는 것이다. 원자력발전소를 폐기하고 나면 콘크리트로 덮어 놓는다는 것인데, 그렇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 콘크리트 수명은 아무리 튼튼하게 지어도 30년, 50년 지나면 균열이 생긴다. 그러나 방사능은 수십만 년 동안 존재한다"고 말했다.

 

"일본 원전이 터진 것은 민영화와도 관련 있다. '도쿄전력'이 철저하게 돈을 아끼려다 보니 기계가 노후 되고, 싼 노동력을 쓰며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우리 사회는 어떤가. KTX열차나 도시지하철은 운전수가 1명뿐이다. 그 운전수가 운행하다 심장병 발작을 일으켜 쓰러지면 어떻게 할 것이냐. 사람이기에 일어날 수 있다. 회사는 사고가 나면 보험처리해 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덴마크에서 배우기 ... 인간관계가 중요한 시대

 

김종철 발행인은 "이런 상황에서 복지국가 이야기를 해야 하나. 지금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황송할 정도인데"라며 "제대로 복지사회가 되었다면 원전은 하지 않을 것이다"며 복지와 관련한 이야기를 했다.

 

무상급식에 대해, 그는 "지난해 지방선거 때 많이 거론됐다. 당연한 거 아니냐. 가난하거나 부자거나 아이들은 같아야 한다. 아이들이 차이를 느끼게 해서는 안 된다. 엄마들이 도시락을 싸주는 게 제일 좋지만 요즘 그렇게 하지 않으니까 말이다"고 말했다.

 

"복지를 하려면 세금을 더 거두어야 한다고 한다. 한나라당이 이전에 '세금폭탄'이란 용어를 쓰는 순간 노무현정권은 망한 거 아니냐. '부마항쟁'의 직접적인 원인은 부가가치세 때문이라고 하는 경제학자도 있다. 박정희 정권 때 부가가치세를 도입했는데, 그 세금으로 물건 값이 올라가게 되었고 서민들이 뼈아프게 느꼈다는 것이다. 세금은 함부로 올릴 수 없다."

 

김종철 발행인은 "덴마크가 진짜 복지국가"라며 소개했다.

 

"경제성장이 계속 되는 것은 아니다. 세금을 더 거둬서 복지국가 만드는 것은 금방이라도 할 수 있다. 경제성장이 안되거나 세금을 거두지 못하면 복지국가시스템은 붕괴한다. 복지국가의 뿌리와 토양이 복지사회다. 덴마크는 그 토양과 뿌리가 있다. 꽃이 피었다가 져도 상관없다. 토양과 뿌리가 있기 때문이다."

 

"덴마크는 무상급식이 없다. 진보진영은 공부하는지 모르겠다. 선진사회가 다 무상급식을 하는 것은 아니다. 덴마크는 아이들이 도시락을 싸온다. 유치원까지는 급식을 하고, 어느 정도 자라면 엄마가 싸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직접 도시락을 싼다. 아이가 늦잠을 자서 도시락을 싸가지 못하면 굶는다. 우리와 문화가 다르다. 덴마크 아이들이 뼛속 깊이 새기는 게 '자립'과 '자기책임'이다."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
ⓒ 윤성효
녹색평론

 

김종철 발행인은 "덴마크는 기업들이 노동력이 싼 외국으로 옮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결국에는 내가 손해 본다고 생각한다. 밖으로 공장을 옮기면 실업자가 생겨나고, 내수경제가 망하는 것이고, 복지시스템이 망하고, 결국 야만국가가 된다는 것"이라며 "기업가들은 자본의 이익을 추구하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는 게 너무 놀랍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포심'이란 단어를 꺼냈다. "장기적, 포괄적, 심층적으로 봐야 한다"는 말이란다. 원자력 문제도 '장포심'으로 보면 처음부터 생길 수 없었다는 것.

 

"1973년 오일쇼크 때 세계적으로 원전이 많이 들어섰다. 덴마크는 자연에너지 쪽으로 생각했다. 정부는 국제유가와 상관없이 고유가정책을 폈다. 그러니까 석유를 아끼고 자전거를 많이 탄다. 풍력발전, 태양광발전을 강조했다. 덴마크에는 원전이 없다. 1973년 에너지 자급도가 1.5%였다. 전부 수입해서 썼던 것이다. 그런데 2000년대 에너지 자급도는 130%다. 그동안 에너지를 개발한 것이다. 가축 배설물에서 가스를 생산하고, 바다 바람으로 풍력발전도 생산했다."

 

김종철 발행인은 "개인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면 시민들이 호응하고 정부는 정책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라며 "덴마크는 중요한 시책이 나온 근원을 따지고 들어가면 개인이 낸 것이다. <녹색평론> 20년 발간했는데 그 속에는 좋은 아이디어가 많았다. 그런데 신문에서도 다루어주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우리 사회는 맨날 원점에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해방 후 정치인들이 지금보다 나았다. 제헌국회 속기록을 보면 안다. 얼마전 정운찬 전 총리가 '이익공유제'를 이야기 하니까 '신선하다'거나 '사기'라 하고, 공산주의 용어냐고 하더라. 제헌헌법에는 '이익균점권'이 있었는데, 박정희 대통령 때 없어졌다. 제헌국회에서 '이익균점권'과 '경영참가권'을 놓고 논쟁이 벌어졌는데 경영참가권은 통과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는 "덴마크 사람들은 자기 나라를 사랑한다. 국경일만 아니라 자기 생일날에도, 결혼기념일에도 국기를 다는 사람들이다. 국가를 공동체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간관계를 강조했다.

 

"우리는 인간관계를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덴마크와 같이 토양과 뿌리가 있다면 모르겠는데, 우리는 오직 열매만 갖다 먹겠다는 사람들 아니냐. 경제성장을 계속 한다는 보장도 없다. 기본적으로 석유는 고갈되고 있다. 농사도 석유가 있어야 짓고, 교육과 문화 등 전부 석유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속에 행복하고 즐겁게 하는 길은 인간관계뿐이다. 어떻게 하면 인간관계를 풍요롭게 할 것인지 지혜를 모아야 한다."

2011.04.03 15:26 ⓒ 2011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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